고추장 만들기
단호박 고추장과 고구마 고추장이 맛도 좋고 당도가 높아서 해마다 만들었다. 그런데 두 가지 야채가 나에게는 섭취 불가능 식품에 포함되기 때문에 올해는 찹쌀고추장을 담기로 했다.
재료
고춧가루 6kg
엿기름 2.4kg
찹쌀가루 3kg
쌀 조청 6kg
천일염 2.8kg
메가루 2.8kg
매실청 3L
소주 7병
엿기름은 하루 전날 물에 담근다. 두세 번 앙금을 분리하고 고운 체에 받친다.
엿기름물에 찹쌀가루를 풀어서 중간 불에서 가열한다. 온도가 따뜻한 약 40도 정도로 데워지면 불을 끄고 실온에 1~2시간 둔다.
찹쌀가루가 거의 삭았을 때 센 불에서 물의 양이 반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 끓인다. 약 2시간 소요됨.
이 상태에서 계속 더 끓이면 엿이 된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어른들이 고추장을 담그는 날이면 이 물을 대접에 받아 홀짝홀짝 먹곤 했는데 얼마나 달고 맛있던지 오늘도 몇 번 먹어보았지만 역시 맛있다.
일반 고춧가루와 매운 고춧가루를 7:3 비율로 섞어서 담지만, 올해는 호주 입국심사에서 매운 고춧가루를 빼앗기는 사고로 텃밭에 있는 하늘 고추를 약20개 정도 거름망에 넣고 함께 끓였더니 제법 맵다.
이 고추는 신기하게 고추 끝이 하늘을 향해 자라면서 아주 작다. 그러나 매운 강도로 순위를 매긴다면 아마도 대상을 받을 정도로 엄청 맵다.
반으로 줄어든 엿기름물에 물엿과 소금을 넣고 저으며 소금을 완전하게 녹인다.
물이 미지근하게 식을 때까지 두었다가 메줏가루를 넣고 젓는다. 거기에 고춧가루를 넣고 잘 섞은 후에 소주와 매실청을 넣고 잘 섞어 마무리한다.
고추장 농도는 아래처럼 주걱을 세웠을 때 움직임 없이 잘 서 있으면 된다.
남편과 이틀을 고생했지만, 엄청 맛있는 고추장이 드디어 완성되었다.
고추장을 구입해서 먹으면 편하고 좋으련만 어릴 적부터 먹었던 익숙한 입맛이 까다로움을 피운다. 그래서 힘들지만 수고로움을 감수해야만 한다.
드디어 완성!! 항아리에 담는다.
마지막으로 천일염을 눈이 내리듯 살살 뿌리고 하얀 면포를 씌워서 햇볕에 둔다.
3년 정도 먹을 만큼의 양이다.
큰 장독이 4개 있다. 고추장, 간장, 된장, 매실청이 자리 잡고 있는 항아리를 보면 아 행복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된장 항아리 뚜껑을 열자, 겨울잠 자던 개코(새끼 도마뱀)가 항아리 색으로 몸을 바꾸고 쿨쿨 자고 있다. 건드려도 좀처럼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다. 면포를 바꾸어야 하는데 어쩌지!!
새끼 도마뱀은 남편이 옆에 화분으로 면포와 함께 잘 옮겼다. 정신없이 자고있네!
한 줄 요약: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