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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Nov 07. 2023

국가 문화에 따른 리더의 이타심 중요도

미국의 리더는 높은데 한국의 리더는 낮아도 되는 이타심

미국의 한 글로벌 기업은 회사의 더 큰 성장을 위해 리더의 개인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업체로부터 아시아 지사 리더들의 평가 진단 결과를 해석하고 코칭하는 프로젝트를 의뢰받았다. 

진단 평가 항목에는 개인이 일을하는 가치와 동기 부여 항목이 있다. 내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떤 요소에 동기부여 되는가를 알아보는 항목이다. 

분석하고 있는 리더의 경우, ALTRUISTIC(이타적) 가치 항목 값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사실 나의 개인 진단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거니까, 비즈니스를 하는데 이타주의적인 요소가 꼭 높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사회적 기업도 아니고 명확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상업적 기업의 리더가 이타주의적 요소가 낮다는 것은 부끄러운 것도 이상할 것도 없었다.

 

이제는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가 중요해지는 트렌드에 이타적이라는 것은 기업의 평판(reputation)을 올려 줄 것이고, 브랜드 가치를 키워준다. 

하지만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이타적 가치가 리더의 중요 가치가 되어야 할까

이러한 의문에 미국 본사에 문의 하였다. 한국과 미국의 이타심 항목값 결과에 눈에 띄는 차이가 있는가였다. 

 미국 대비하여 한국의 리더십에서는 ALTRUISTIC(이타적) 수치가 비교적 낮다는 답변이 왔따.

 

이 의미를 해석해 보자면 한국 리더십에 있어 이타심은 미국만큼 중요한 가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미국기업의 리더들에게서 ALTRUISTIC (이타적) 가치는 사회적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의 리더들에게서도 높은 수치가 나오고 이타심은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국가별 문화적 차이는 국가별 리더십 정의의 차이를 의미하기도 한다. 외국의 리더십을 그대로 가져다 한국의 리더들에게 강요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예전 미국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공감서클(Empathy circle) 코스를 참여한 적이 있다. 무료로 진행되고, 이 방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들도 모두 봉사자들이었다. 공감적 경청의 방법을 통해 더 나은 대화를 위한 툴을 가르쳐 주는 코스였다. 이 코스를 들으면 연습 짝꿍으로 상대를 지정받고, 1:1로 온라인으로 만나 연습을 해야 했다. 나의 파트너는 하와이에 사는 조지(George)였다. 

이 코스는 무료로 진행되었지만 가끔 웹사이트에서 charity donation (자선 기부)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외부 오프라인에서 갈등이 있는 당사자간 대화를 진행하거나, 시위하는 사람들 속에서 이 대화법을 진행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할 금액을 기부받는 것이었다.

기부를 하고 나면 기부한 금액이 웹사이트에 표시되었다. 나의 연습 짝꿍이었던 조지는 어느 날 80$을 기부했다. 그리고 며칠 뒤 또 30$을 기부했다. 

'기부를 하려면 80 $ + 30$ 더해서 110 $을 하던가, 왜 이렇게 나눠서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조지와 툴 연습을 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만났다. 나는 조지가 한 기부에 대해 궁금해서 물어봤다. 

조지는 대답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와이프와 저녁을 먹으려 생각해둔 괜찮은 식당을 찾아 갔는데 문을 닫혔다. 그날 저녁은 간단하고 저렴하게 해결하고, 남은 금액을 기부했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며칠 뒤, 주머니에 30$이 남아서 또 기부를 했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남는 돈이 란게 있는 건가?' 돈은 많이 생겨도 언제나 쓸데가 있고, 오늘 안 쓰면 내일 써도 되는 건데, 남아서 했다는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에게 기부란 내게 돈이 좀 넘쳐나고, 혹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분위기 거나, 상대가 너무 불쌍하거나, 약간의 생색을 낼 수 있을 때 하는 것이었다. 내가 가진 기부에 대한 개념과 이 미국인 친구의 개념은 완전히 달랐다. 그 친구와의 대화 이후 뭔가 좋은 툴을 알려준 모임에 미안함이 밀려와 나 또한 100달러를 기부했다. 

 

트럭을 몰며, 어떤 장비를 설치해 주는 일을 하는, 그다지 부자 같이 않은 조지의 기부는 고마움의 표시이고, 일상의 작은 나눔이고, 나눔을 통해 내가 기분이 좋아지면 그냥 하는 것이었다. 돈이 많아야 하는 게 아니었다. 

 

 미국의 한 유튜브에서 샌드위치를 나눠주는 노숙자에게 200달러를 건네는 영상을 본적 있다. 또 어떤 영상에서는 햄버거 가게에서 먼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바빠서 그러니 먼저 햄버거를 사도 되겠냐고 하더니, 양보하는 그 사람의 햄버거 주문도 함께 받아 지불한다. 혹은 처음 보는 이에게 아이 분유를 사야 한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해놓고, 아무것도 묻지 않고 빌려주는 사람에게 1000달러를 주기도 한다.   

미국에서의 자선과 기부는 이렇게 주위에서 소소하게 기쁨과 감동을 나누는 일상의 이벤트이다. 

 

이런 기부 문화를 반영하듯,  Charities Aid Foundation (CAF)에서 조사한 2022년 세계 기부 지수(World Giving Index)에서 한국은 88위다. 

 

신기하게도 인도네시아가 1위이고 더욱 놀라운 건 2위가 케냐라는 것이다. 

그리고 3위가 미국이다.

 

기부는 잘살아야 하는 게 아니고 일상의 작은 나눔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순위이다.  

세계 기부 지수(World Giving Index) 보고서에서 조사할 때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지난 한 달 동안 다음과 같은 일을 하셨나요? 

• 도움이 필요한 낯선 사람 또는 알지 못하는 사람을 도왔나요? 

• 자선 단체에 돈을 기부했나요? 

• 자신의 시간을 들여 자원봉사를 했나요?

 

미국에서 유명한 기업의 CEO 들은 엄청난 금액을 기부한다. 그들에게서 부유함은 나누어야 하는 하나의 의무처럼, 기부는 중요한 가치이다. 그리고 그 기부는 그 사람의 업적을 덮어 버릴 만큼 계속 회자되지도 않는다. 뉴스로 잠시 나왔다가 어느새 사라진다. 기부가 그들의 인성으로 간주되기 보다는 리더십과 사회의 부유한 사람의 역할처럼 여겨진다.

 

한국인의 리더이게도 이타심은 중요한 가치가 되고, 리더십의 중요 요소로 인식되기를 바라다.

나에게도  기부와 나눔은  잡고 잡고얼마 이상의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 조지처럼 일상의 작은 여유를 나누고행복감을 느끼기 위한 행동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국가별 세계 기부 지수 순위 정보 

https://blog.naver.com/janekimjh/22325770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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