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젠더 배우가 트랜스젠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국가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이 질문에 대한 관점은 다양할 수 있다. 한국인으로서 트랜스젠더 캐릭터가 포함된 드라마의 등장은 신선한 다양성을 위한 노력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해외 일부 국가에서는 해당 배역을 시스젠더 배우가 연기한 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중요한 관점에서 놓칠 수 있는 문제이다.
놀라운 점은 감독이 이러한 논란 가능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감독은 실제 트랜스젠더 배우를 캐스팅하려 했으나, 현실적으로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태국이나 필리핀처럼 트랜스젠더가 사회적으로 낯설지 않은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는 LGBTQ에 대한 인식과 수용이 아직 낮은 편이다.
한국 사회에서 LGBTQ는 종교적 갈등과 사회적 편견 속에 존재하며,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트랜스젠더 배우를 찾아 캐스팅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조현주'라는 캐릭터의 등장은 다양성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특전사 중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진 조현주는 타인을 돕는 이타심과 자신의 신념을 굳게 지키는 모습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다.
현주의 이야기는 2020년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강제 전역당한 故 변희수 하사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변 하사는 군 복무를 지속하고자 했으나, 한국 육군은 그녀를 강제 전역시켰다. 변 하사는 동료와 상관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군은 단지 성별 정체성과 관련된 규정을 이유로 그녀의 복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그녀는 극심한 고통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LGBTQ에 대한 편견과 제도적 한계가 공존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드라마 속 트랜스젠더 캐릭터의 등장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다양한 소수자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북한 이탈 주민,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았던 시즌 1의 연장선에 있다.
결국, 조현주의 등장은 한국 사회에 다양성과 포용성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개인의 정체성과 존엄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사진 이미지
배우 박성훈이 연기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2>의 '조현주' 캐릭터 포스터넷플릭스
시스젠더(cisgender): 태어날 때 지정받은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사람.
트랜스젠더(transgender): 지정받은 성별과 성 정체성이 불일치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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