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의 글로벌 성장과 문화적 감수성의 과제

K-드라마의 성공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

by 김지혜


한국 전쟁 이후 한국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어 냈다.

이러한 발전은 물질적 번영을 가져왔지만 이에 비해 우리의 사고의 변화 속도는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한국은 지속되는 외세 침략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생존을 위해 당장의 현실 극복에 더 중점을 두어야 했다. 이는 상황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대응력 또한 강화시켰다.

리처드 루이스는 When Cultures Collide에서 한국인들을 “적응력이 뛰어나고, 마지막 순간의 변화에도 잘 대응한다”라고 묘사했다. 이것은 강점으로 표현되지만, 단점도 있다. 이는 의사결정이 이유를 묻지 않고 따르게 만들어 리더들에게는 완벽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엄청난 압박을 가하게 된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인들이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경향을 형성했다. 한국인들은 불확실성을 싫어하고 꼼꼼한 계획을 선호하지만, 긴급한 상황에서는 이유를 묻는 것이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런 한국의 경제 성장만큼이나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바로 한류이다.

한국의 드라마, K pop, 영화 등 한국의 콘텐츠는 우리가 문화적 다양성을 의식하고 문화 감수성을 가져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장애인을 포용해야 한다는 학습은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거나 상호작용을 해 본 적 없는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자폐에 대하여 어떤 어려움이 있고, 어떤 편견에 고통받는지를 주인공 우영우를 통해 보여주었다. 시청자는 스스로의 편견과 암묵적 공격을 했던 스스로 돌아보며 극 중 캐릭터에 공감했다. 이는 실제 장애인이 겪을 어려움과 무의식적 공격자가 되었을 스스로를 자각하게 한다.

콘텐츠의 힘은 강력하다. 생각을 흥미롭게 전환시켜 주고, 우리에게 필요한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학습되도록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한국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장애인 주인공이란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 자폐인들이 겪는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비판적 시각은 여전히 존재했다. 실제로 극 중 캐릭터 우영우와 같은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현실적으로 드문 사례이고 실제 일반적 자폐인들과는 동떨어진 면이 있었다. 아무리 인기 있는 드라마 일지라도 비판의 시각을 가진 누군가의 부정적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오징어 게임 2는 넷플릭스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2는 넷플릭스 서비스국가 9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월남전' 관련 대사로 베트남에서는 문제시되었다.

베트남 시청자를 분노하게 한 장면은 388번 참가자 대호(강하늘)가 게임에서 만난 해병대 윗기수인 '정배'(이서환)에게 자신의 사연을 소개하는 부분이다. 대호는 정배가 “2대 독자를 해병대에 보냈냐. 그렇게 귀한 아들을”이라고 하자, 대호는 “좀 남자다워지라고 아버지가 보내셨다.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용사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배는 “아버님이 훌륭하시네”라고 받아쳤다.

해당 장면을 본 베트남 네티즌들은 “제작진이 베트남 전쟁을 이렇게 훌륭한 일이라고 말하는 건 말도 안 된다” 등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맥락상 귀한 아들을 해병대에 보냈다는 것을 훌륭하다고 한 것이라는 다른 맥락적 해석도 존재했다.

사실 나의 아버지 또한 베트남에 참전한 군인이었다. 경제 발전을 위한 정부의 결정으로 이루어진 베트남 참전은 어떤 전쟁에 대한 사명 의식보다는 많은 한국군이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에 참전했다고 볼 수 있다. 나의 아버지도, 베트남전을 통해 벌어온 돈을 기반으로 작은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역사적 사실에 무지 했던 난 예전 베트남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 아빠가 베트남 전에 참전했었다”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 베트남 사람의 이상한 미소를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 에서야 베트남과 미국의 전쟁 역사에 대해 알게 되며 내가 얼마나 큰 무례를 저질렀는지 뒤늦게 알게 되었다.

오징어 게임 2에서 월남전 참전 용사셨던 아버지를 훌륭하다고 한 대사를 한국인의 관점에서만 생각해 본다면 그 문제점을 빠르게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일본의 드라마에서 식민지 시절 한국인 희생자들을 미화했다면 우리는 분명 분노했을 것이다. 이렇게 대입해 보면 베트남의 입장이 쉽게 공감된다. 아픈 과거를 회상하는 베트남전에서 적국인 미국의 입장에서 참전한 한국군을 훌륭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분명 베트남 측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2022년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베트남 넷플릭스에서 1위를 달리다 돌연 방영이 중단됐다. '작은 아씨들'에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한국인 장군이 "한국 군인이 베트콩 병사 20명을 죽일 수 있다. 어떤 군인은 10명까지 죽였다"라는 대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역사 문제로 한국 작품이 논란이 된 적은 있지만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작은 아씨들'이 처음이었다. ‘작은 아씨들’에서 역사적 무지이던 드라마 타깃 국가의 선정에 있어서 간과였던, 스토리 맥락을 위해 꼭 넣었어야 하는 대사였는지 다시 한번 생가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역사적 관점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교훈이었다.

왜 한국의 드라마에서는 이런 문제를 사전에 인식하지 못했을까?

K-콘텐츠의 급속한 확장은 한국인들이 글로벌 관객의 시각을 이해하는 속도를 능가했다. 한국민족의 동질성과 경제적 생존에 초점을 맞춘 역사적 배경은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되는 문화적 민감성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그럼에도 문화감수성이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오징어 게임 2’에서 박성훈은 성전환 수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게임에 참가하는 특전사 출신 트랜스젠더 ‘현주’ 역을 맡았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박성훈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자 비판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왜 실제 트랜스젠더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었다.

서구권에 비해 한국의 LGBTQ의 권리와 대표성이 얼마나 부족한지 이런 논란을 통해 한국인들은 자각하게 된다.

연출을 맡은 황동혁은 현주 역을 맡을 트랜스젠더 여성 배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남성인 박성훈을 캐스팅했고 트랜스젠더 역할에 시스젠더를 캐스팅한 것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을 이미 예상하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현주 캐릭터를 처음 만들 때부터 그런 논의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처음에 리서치를 할 때는 트랜스젠더 배우를 캐스팅할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 조사해 보니 공개적으로 게이는커녕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인 배우는 거의 없었고, 안타깝게도 현재 한국 사회의 LGBTQ 커뮤니티는 더 소외되고 외면당하고 있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논란을 통해 LGBTQ에 대한 사회적 인식 문제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문화 감수성의 부족, 무지의 문제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K pop에서도 찾을 수 있다.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 비디어에서는 힌두교 신 중 하나이며 신성한 종교적 상징물이 가네샤를 바닥에 놓아 더럽혀지고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도의 한 네티즌은 "우리의 힌두교 신은 대중음악 뮤직비디오가 사용할 장난감이나 받침대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항의가 잇따르자 YG엔터테인먼트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며 뮤직비디오에서 관련 이미지를 빠르게 삭제하여 교체했다.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는 말은 문화적 관점에 대하여 완전히 무지 했다는 것을 말한다. 이 사건은 YG엔터테인먼트에게 문화적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 사건일 것이다.


한국의 콘텐츠는 이러한 유익한 비판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 비판과 피드백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일깨워 주고 피드백의 수용은 더 큰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비즈니스를 위한 글로벌 시장 player로서 갖추어야 할 매너와 같이 한국의 콘텐츠는 기존에 알지 못했던 글로벌 관점을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국제 마케팅에서 문화 감수성은 있으면 좋은(nice to have)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갖추어야 할 (must have) 요소임을 인지해야 한다.

문화적 인식은 단순히 논란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글로벌 참여를 촉진한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문화적 감수성을 부담이 아니라 전 세계 관객과 더 의미 있게 연결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Jane Kim linkedin banner (5).png

#문화감수성 #글로벌문화 #K팝 #K드라마 #오징어게임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라면 먹고 갈래?' 다른 국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