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 여성에서 다시 프리랜서로 성장하기

위대하지 않지만 나는 매일 성장한다.

by 김지혜

나는 두 딸아이의 엄마이자 프리랜서이다. 소위 워킹맘이다.

프리랜서가 되기 전 임신과 출산으로 5년간 독박 육아를 한 경력 단절 여성, 경단녀였다.

내가 다시 재취업을 하기 위해 바라본 내 이력서!

사회에서 정의한 경력의 기준에서 경력단절 5년은 그냥 ‘쉬었다’라고 정의된다.

육아는 경력은 아닐지라도 어떤 경력보다 더 힘든 경험이었다.

난 그 육아의 5년 동안 누구보다 치열하고 바쁜 일상을 살았다.

사회에 다시 나왔을 때의 현실은 더욱 혹독했다.

마치 5년의 육아 기간은 모두가 달리고 있는 동안 멈춰 있는 것도 아닌 뒷걸음을 친 것과 같다.

육아 5년은 내 실력을 바닥으로 끌어내렸을 뿐 아니라 남들은 치열하게 성장했을 30대 초반의 세월을 훅 가져가 버렸다.

경력 단절 이후 다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일을 하고 있는 나를 고객님 찾는다.

“김지혜 씨 다른 통역사 불러 놨으니 집에 가셔도 돼요”

다시 용기 내어 나온 세상은 나의 실력이 부족함을 아주 적나라하게 알려 줬다.


사회에는 다시 나오려는 나를 밀어내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첫 번째는 “너는 부족해”라고 하는 이런 고용주나 상사들


두 번째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부모님 남편 아이들… 아득바득 다시 일하려는 나의 열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은 피곤한 내가 안타까워 보이고 내가 돈을 벌기 위해 나가는 건 아닌가 해서 "그렇게 안 해도 먹고살 수 있다"라고 한다.

아이들은 일하러 나가는 나를 보고 이산가족처럼 "엄마 가지 마"라고 매번 절규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이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육아 전에 내가 하던 일로 돌아가는 게 내겐 이렇게 큰 도전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그 여정이 힘들어 자꾸만 포기하고 싶어 지는 나 자신이 나는 가장 힘들었다.


난 세상의 지적질을 받아들였다. 실력이 부족한 나의 현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부족하다면 공부했고, 집으로 돌아가라면 집으로 돌아와 다시 육아에 전념했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 프리랜서로 일한지 벌써 10년째다.


내 이력서에 쓸 수 없었던 경력 단절 5년을 그냥 아이들 때문에 잃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아라는 기간은 내가 느끼지 못한 사이에 내게 엄청난 소프트 스킬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었다.

아이를 키우는 난 항상 다른 사람의 상황을 살피고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서서 누군가를 챙기는 무수리가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나를 배려심 많은 통역사라고 했다.

짬을 내서 배를 채워야 하고 샤워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난 시간 활용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잠시의 쉬는 시간에도 난 공부를 하는 열공의 통역사로 인식되었다.

아이의 옹알이도 이해하는 엄마라는 직업은 어설픈 영어도, 발음이 이상한 영어도 누군가의 못다 한 이야기도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공감의 소통가로 거듭나고 있었다.


프리랜서를 잠시 고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는 실력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실력은 노력으로 나아질 수 있다.


프리랜서로 다시 자리 잡는데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5년의 육아 경험은 지금 나의 인생에 비료가 되어 주고 있다.

통역이라는 기술만이 아닌 더 나은 역량을 개발하도록 도와주었다.

그것을 알아보는 고객들은 더 많은 기회 주었고, 더 큰일을 주었다.


고객이 수용 가능한 실력의 수준이 된다면
그때부터 고객들이 요구하는 것은 태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과 엮여 간다. 부모님, 아이들, 회사, 친척, 그러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많은 일들이 생기고 내 계획은 그냥 아무런 가치 없이 무너지곤 한다.

갑자기 누군가 아프기도 하고, 갑자기 모든 걸 멈추고 뭔가 내가 원하지 않지만 내가 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일들이 마구 생겨난다.

가끔은 내 계획과 능력과 상관없이 터무니없는 일을 하고 있을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여기서 이렇게 썩고 있을 때가 아닌데……’

하지만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비료는 영양분이 되기 위해서는 썩어야 한다. 제대로 잘 썩어야 영양분이 풍부한 비료가 된다.


난 어딘가에서 어쩔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환경에 내가 썩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나의 육아 5년은 나에게 재취업이라는 모험에서 많은 역경을 주었지만 지금 내 삶에 가장 큰 영양분이 되어 주고 있다.


경력 단절 이후 10년의 프리랜서 생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그리고 프리랜서로 오늘도 새로운 세상, 새로운 고객을 만난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다.
나는 오늘도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

https://youtu.be/jKmbopqj0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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