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성과를 질책 없이 달성하는 방법

대놓고 대화해도 맘 상하지 않게 성장할 수 있다.

by 김지혜

크리스(가명)는 해외 프리미엄 전자 브랜드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 이사로 프랑스인이다.

크리스는 영업 사원으로 시작해서 이사까지 올라간 영업 베테랑이었다.

유럽인으로 홍콩에 살며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그는 아시아를 이해하기 위해 문화적 차이를 학습하고, 지역적 특성과 가치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인의 특성에 대해 참 많은 질문을 했었다.

유럽인 리더 크리스를 통해 내가 느낀 가장 특별함은 소통방법과 동기 부여 전략이었다.


직접적이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방식, 저 맥락 문화에서 자라난 크리스는 언제든 1대 1 면담을 환영했다.

한국 지사 방문 일정에 따라 직원들이 개인 면담을 원하면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크리스가 한국 지사 방문 시에는 스케줄에 따라 각 팀장 혹은 직원들과 1대 1 면담을 진행하였다.

회의는 주로 개별 면담부터 진행된다. 각 개인의 니즈와 업무적 장애는 무엇인지 확인하고 나면 전체 회의나 영업 회의를 진행한다.


한국 지사 내 영업 팀장들에게는 각각의 목표 매출액이 있다. 그 매출액의 달성과 초과 달성은 보너스와 인센티브를 의미한다.

3분기 말이 되면 연간 매출액을 달성이 가능한지 대략 그려지고 모자란 매출액은 4분기에 채워야 한다.

한국지사 내 팀은 제품 군 별로 2개의 영업팀 조직이 있으며 팀에는 각각 영업 팀장이 있었다.


크리스 지사장은 영업 미팅을 위해 팀장들을 불렀다.


한 팀은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하였다. 팀장의 표정은 여유 있고 차분하다.

반면 다른 팀은 아직 목표 달성을 못하고 연말까지도 달성에 어려움이 있어 긴장된 표정이었다.

흔히 이런 광경에서 목표 달성자는 칭찬과 인정을, 미 달성자는 질책과 문제 요소로 인식받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회의가 마무리될 때

모두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고

팀 간의 관계는 더욱더 돈독해졌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크리스의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크리스는 팀장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였다.

초과 달성한 팀과 매출 목표를 이루기 힘든 팀의 매출을 합하여 전체 매출 목표 잡고 그 기준을 달성하면 모두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다.

평균을 내서 모두가 인센티브를 나눠 가지자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합쳐 약간 더 큰 목표를 제시하였다.

더 큰 부담을 주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크리스는 초과 달성팀의 가능성에 확신하고 있었다.

성과 달성 팀장을 독려하고 그의 기여가 다른 팀을 살리고 우리 모두가 함께 더 나은 결과를 가져갈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 순간 초과 달성 팀장의 목표는 확장되고 다른 팀을 지원하여 한국 지사 전체 영업팀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더 큰 비전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크리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팀장에게 계속 질문한다. 그리고 그 팀의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고 달성할 수 없었던 이유와 근거를 회의 중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두가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다.

공유된 정보와 이해 속에서 초과 달성 팀의 팀장은 더 큰 사명감을 가지고 크리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또한 다른 팀장의 어려움을 도와주고자 추가 판매 가능한 아이템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럼 목표 달성을 못한 팀장은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현재의 어려움을 이해해주는 리더와 상대 팀장이 너무나 고마울 것이다.

덕분에 자신의 팀원들이 모두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상대 팀의 헌신적 모습에 스스로 매출의 기회를 또다시 점검하고 검토한다.


아마 다른 팀장의 기여에 감사하며 퇴근 후 소주라도 한잔 대접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음번에 다른 팀이 부족하면 꼭 지원하겠다고 결심할 것이다.

팀 간 관계가 유난히도 돈독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크리스의 매출 전략과 리더십 덕분이었다.


Daniel Goleman (미국 심리학자)의 [감성 리더십]에서는

리더십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업무를 완성하는 기술이다.

리더십은 결국 인간관계 능력이다.



도움을 주는 이는 감사와 인정을 공개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리더는 그 기여를 알아차리고 인정한다.

도움을 받는 이에게는 현 상황의 어려움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하여 '도움을 주세요'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그의 입장을 대변하여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추가적인 목표 달성이 회사 전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그 기여는 오랫동안 팀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팀 내의 성과가 더 큰 집단에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발견하고 그 방법을 찾기 위해 팀원들은 노력한다.


한국인의 정서로는 내 상황을 일일이 설명하며 도와달라고 한다는 것에는 상당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

뭔가 나의 능력 부족 때문일 거라 자책하며 내 상황 설명은 마치 변명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에 도와 달라는 것 또한 신세 지는 내가 싫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는 것이 싫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서야 "나 좀 도와줘"라고 말할 용기를 낼 수 있다.

칭찬도 "아고! 아닙니다"라며 수용하지 않는 고맥락 문화에서 '도와주세요'라고 직접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티브 잡스는 도움을 주고받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움을 청하면 나를 도와주지 않으려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도움을 청하면 받았던 도움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돌려주려고 노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움 요청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꿈만 꾸는 사람과 무언가를 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도움을 요청하는 것조차, 실행력으로 간주한다.


만약 관리자가 먼저 전체적인 전략을 제시하지 않고 팀 간 그 대안을 마련해 오라고 한다면 어떨까? 아마 미달성 팀장은 고민을 거듭하며 자신이 관리하는 팀원들을 위해 초과 달성 팀장에게 개인적으로 부탁을 해야 하거나 경쟁에서 진 패배자의 기분으로 회의에 참여했을 것이다.

또한 초과 달성 달성팀이 개인적으로 도와준다고 동의하더라도 마치 우리 팀의 성과를 다른 팀에 나눠준다는 생각에 각 팀원을 이해시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크리스는 어떤 것도 돌려 말하지 않는다.

크리스의 저 맥락 문화 소통법은 의도를 맥락 뒤에 숨겨 대화하지 않는다.

그의 대화법은 지속적인 질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할 뿐이다.


현실의 목표 달성 실패와 성공을 심판하지 않고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펼쳐 놓는다.

각각의 상황과 관점을 그대로 수용한다. 그리고 공동의 이익을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집단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충분히 기여할 수 있도록 열어 둔다.

이에 팀 간의 협업과 관계는 더욱 깊어지고 공동의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결국 한국 지역의 목표 달성은 크리스 자신의 전체 목표 달성과 인센티브로 이어질 것이다.


위대한 전진은
사람들이 자신의 진실을 말하고
다른 이의 진실을 들을 만큼
충분히 담대할 때 일어난다.
- 케네스 H 블랜차드 -
(Kenneth H, Blanchard)

https://brunch.co.kr/@janekimjh/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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