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뮤니케이션-비즈니스 email 주의사항 II

구두로 한 약속의 유효성과 답변의 실수

by 김지혜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이례적인 팬데믹 현상은 해외 출장과 외국 파트너의 한국 방문을 어렵게 만들었다.

2020년 초 기존에 잡혀 있던 많은 출장들이 연기되었다. 메르스처럼 몇 달이면 좋아질 것이라 여기며 모두들 기다렸다.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던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결국 외국과 업무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온라인 회의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답답한 미팅을 시작한다.

이렇게 낯설었던 사이버 만남과 회의는 이제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일상이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미팅이나 컨퍼런스콜은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시차의 문제로 아침일찍이나 오후 늦게부터나 가능하다.시차가 있는 국가와의 회의는 업무시간 내에 한정된 시간만 비디오 콘퍼런스나 콘퍼런스 콜이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욱더 많아지는 소통의 방법은 바로 email이다.

이렇듯 직접적은 소통의 부재와 제한적인 사이버 소통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메일을 주고받게 되었다.

점점 더 메일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시차가 큰 지역과 거래를 한다면 나는 아주 급한 상황에도, 상대측의 메일 답변을 하루만 늦어져도, 다음날을 기다려야 하고 다시 달라고 요청하고, 다음날 담당자는 확인하고 이런 과정으로 며칠을 쉽게 잡아먹어 버린다.


* 정말 긴급 사안이라면 '긴급(Urgent)'이라고 제목 앞에 붙이자.


이런 사안이라면 메일 작성 시 즉시 알 수 있도록 긴급(Urgent)을 표시하지 않으면 특히나 더 많은 메일이 오가는 상황에서 나의 상황을 알려주기 어렵다. 정말 긴급이라면 "urgent"를 제목 앞에 써서 알려주는 것이 좋다.

문제는 많은 한국 업체들이 이를 남발한다는 것이다.

많은 한국 업체들은 수입을 하거나 견적을 받거나, 제안서를 요청할 경우 대부분 최대한 빨리 ASAP(as soon as possible)이나 긴급(urgent)으로 요구한다.

날짜와 시간 없는 ASAP이나 Urgent는 문화마다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한국에서는 내일 당장을 의미일 수 있지만 어느 국가에서는 1주일 내 일 수도 있다.

일정이 쉽게 바뀌지 않는 문화에서는 긴급 사안이라고 해서 추가 업무를 하면서 지원했는데 이후 뭐든 ASAP 인 문화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양치기 소년처럼 진짜 긴급일 경우 지원받기 힘들다.

언제까지 답변을 받으면 되는지 날짜를 알려주고 그 날짜에 답변이 불가할 경우 언제 가능한지를 알려달라고 하면 될 것이다.

이메일은 주고받는 것이지만, 사실 실시간 소통이 아닌 시간차 모노로그다.

이메일을 쓴다는 것은 시간을 들여 시험지에 답변을 달듯, 종일 마주하는 일이고 힘든 작업이다.

내가 한국 지역 담당자로 있는 한 프로젝트의 경우, 다양한 국가의 담당자들과 매년 온라인으로 함께 교육도 받고, 기술적 내용에 대한 질문도 오가지만 한 번도 안부를 물은 적이 없었다. 각자 자신이 해야 할 프로젝트를 위해 각 지역에서 열심히 일할 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영국의 담당자가 보낸 'How are you?" 한마디로 우리는 마치 각 마을의 지역 리포터처럼 그 지역의 어려운 상황과 힘든 처지를 나누기 시작했다.

5년째 일하지만 처음으로 느끼는 친구 같은 따뜻함이었다. 한국의 상황을 알려주자 개인적으로 안부를 묻는 메일이 오기도 했다.

이렇듯,

* 힘든 시기일수록 간단하게 개인의 안부를 묻거나 근황을 물어주는 것이 더욱더 서로에게 필요하다.


메일 확인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한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고객사의 인증 업무로 독일 업체와 온라인 미팅을 정기적으로 가졌다.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회의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이었다.

미팅을 하고 개선사항이나 추가적 회의를 위해 다음 미팅 날짜를 구두로 대략 조율하였다.

2주 뒤 오늘과 동일한 시간에 미팅을 하자고 한 뒤 회의는 마무리되었다.

이 독일 업체의 경우 이렇게 회의 일정이 잡히면 캘린더(일정관리) 소프트웨어의 초대 기능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초대 메일을 보내고 Yes나 No로 응답해서 참석여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서로 회의 중 논의된 날짜가 다가오는데도 미팅 초대 메일은 오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한국에서는 구두 계약이나 구두 약속도 중요하다.

결제 프로세스에 시간이 걸려 일정이 지연될까봐 구두로 '일단 먼저 진행하세요'라고 하면 업체들은 준비를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구두 약속이었지만 한국 측 고객은 이전 회의 내용에 근거하여 미팅을 준비하고 있었다.

온라인 미팅 초대 링크를 받지 못했지만 회의 직전에 링크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두들 대기하고 있었다.

미팅 시간이 되어도 링크는 오지 않았다.

메일을 보냈으나 답변은 없었다.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렇게 미팅은 허무하게 펑크 나고 이후 다시 메일을 통해 일정을 잡은 뒤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였다.

사실 뭔가 지난번 미팅 펑크에 대한 사과 정도는 기대했지만 사과 없이 간단한 인사만 하고 바로 회의 어젠다로 들어갔다.

글로벌 비즈니스 업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업체들은 다양한 시간대의 파트너나 거래처와 일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국가와의 통화와 미팅은 철저하게 스케줄표에 따라 세팅되고 실행된다.

* 초대 메일이 없거나 정확하게 미팅 시간과 날짜에 대한 메일을 공식적으로 받지 못했다면 구두 약속은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한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되려면 메일의 내용은 구체적이며 명확해야 한다.

바쁘기도 하고 서로 왕래할 수 없는 현실에서, 더 이상 서로를 만나 맥락을 읽을 수 있는 기회는 없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의 앞뒤 맥락을 읽어 낼 수 있는 상황은 일어나기 어렵다.

메일로 나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그 메시지가 여러 가지라면 메일을 용건 별로 나눠서 보내거나

각 용건 별로 번호를 붙여서 각각에 답변을 쉽게 달 수 있도록 메일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메일을 통해 대부분의 소통이 일어나는 또 다른 업체의 사례를 보자.

미국이 본사이고 북경, 싱가포르 등에 지사를 둔 한 업체와 업무를 하며 최근 들어 내가 자주 지적받은 사항은 메일을 회신할 때 반드시 전체 회신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업무적 메일을 보내며 우리는 참조(cc)를 많이 활용한다.

직접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수신자로, 통보나 내용을 알아야 할 사람은 참조(cc)로 넣는다.

우리는 가끔 대응이 느린 상대에게 압력을 주기 위해 참조에 그의 상사 메일을 같이 넣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는 이메일을 보낼 때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상대방이 아니라도 참조에 그 내용을 알아야 할 사람이나 알았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메일을 발송한다.

이런 경우

* 회신도 반드시 전체 답장(Reply all)을 해야 한다.

다국적 인력인 근무하는 이 미국 업체의 경우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가 늘어나 도대체 어느 담당자가 당장 근무 중인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또한 어느 지역의 담당자가 나에게 메일을 보냈는지도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다.

메일의 본인 명함이 첨부되기도 한다. 자기가 있는 지역 시간 기준으로 미팅 시간은 몇 시라고 모호하게 알려주는 경우 이렇게 메일 발신자의 명함 주소를 통해 어느 국가 시간 기준인지를 확인했다.

메일 명함의 미국 본사 주소에 시차를 계산하여 한국의 미팅 시간을 확인한 결과 메일을 보낸 담당자는 싱가포르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미팅 시간 확인을 위해 반드시 현지시간이 어느 지역 시간 기준인지를 확인하거나 한국 시간 계산한 것이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국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업체의 경우 누구나 확인 가능한 대표 메일 주소를 항상 참조로 넣기도 한다.

스케줄을 확인하는 메일을 새벽에 받고 아침에 일어나서 회신을 하면 이미 그 담당자는 퇴근하고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 대표 메일이 참조로 있을 경우 전체 답장으로 회신을 하면 그 시간대에 근무하는 담당자가 확인하여 다음 진행 회신이 온다.

어떤 때는 한 가지 업무에 대해 세네 명의 담당자에게 메일이 오지만 내용이 철저하게 공유되어 업무의 프로세스는 아주 유연하게 이어진다. 중복된 소통이나 내용의 누락이 없다.

메일 정보를 관련 담당자 모두에게 공유함으로써 나중에 길게 이어진 이메일의 교환 내용만 봐도 무엇을 어떻게 논의했는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나의 액션은 바로 참조에 있는 모두에게 회신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내가 실수로 전체 답장이 아닌 메일 보낸 당사자에게만 답장을 하게 되면 업무적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실수할 때마다 전체 답장을 해달라고 주의 메일을 받게 된다.


물론 지나치게 많은 참조자를 넣거나 중요한 담당자를 수신자가 아닌 참조에 넣 수많은 메일 중, 본인이 참조로 되어 있는 메일 대응은 소극적일 수 있다.

내가 회신을 받아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수신자로 넣어야 회신의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직접 해외에 가거나 외국에서 오지 않아도 메일과 온라인 회의를 통해 업무가 가능하는 것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다.

이동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국가의 기업은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할 것이다.

어떻게 더욱 효율적으로 소통할 것인가? 어떤 불편이 있는가? 등에 대한 질문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사라진 이후라도 이러한 업무 방식은 지속될 것만 같다.

이동에 대한 비용과 시간적 효율성이 있는가는 이전보다 더욱 출장의 결정 요소가 될 것이다.


글로벌 비지니스 email 에티켓을 정리해 보자면


* 메일을 받았으면 받았다고 수신 확인 답변을 꼭 하자.

* 정말 긴급 사안이라면 '긴급(Urgent)'이라고 제목 앞에 붙이자.

* 간단하게 개인의 안부나 근황을 물어보자.

* 콘퍼런스 콜이 예정되어 있다면 반드시 초대 메일을 확인하자.
* 메일의 내용은 구체적이며 명확하게 작성하자(바쁜 상대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

* 회신 시 반드시 전체 답장(Reply all)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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