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왜 좋을까

by 제인톤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왜 좋을까

나의 경우 매달 동시에 5권 정도 읽는다. 읽는 목적이 뚜렷하거나 그 분야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야 할 때는 관련 서적만을 한꺼번에 읽는다. 3권 정도 읽으면 감이 오고 10권쯤 읽으면 공부가 되는 것 같다.


보통은 접점이 없어 보이는 책 5권을 동시에 읽는다. 소설, 에세이, 자기계발, 인문학, 심리학, 재테크 등 전혀 다른 분야의 책들을 한꺼번에 읽는다. 아침에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자기계발 책을 읽고 저녁에는 잠이 오는 책을 읽기도 한다. 월요일에는 소설을 조금 읽다가 스토리가 지루해지면 인문학을 읽기도 한다. 주중 내내 일과 관련 있는 실용서적만 찾기도 한다. 주말에는 소파에 늘어지게 누워 에세이만 볼 때도 있다. 매번 정해진 게 없다. 하나 있다면 한 권의 책을 끝까지 읽지 않고 지루하면 다른 책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다. 재밌어서 한 숨에 읽는 책도 간혹 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은 읽다가 집중이 잘 안 되면 곧장 다른 책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읽고 있는 책과 쉬는 시간을 보내면 다시 그 책으로 돌아왔을 때 신기하게도 잘 읽힌다. 사람 사이에 적정선의 거리가 필요하듯, 책에게도 휴식 같은 쉼이 주어졌을 때 서로 멀어지지 않는 것 같다. 내 경험상 한 권의 책을 붙잡고 있는 것보다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었을 때 완독이 훨씬 수월했다.


읽고 있는 책이 재미가 없어질 때, 넘어갈 책이 없다면 독이 된다. 일주일, 한 달, 길게는 몇 년 동안 책을 놓게 된다. 책과 서서히 멀어진다. 하지만 곧장 넘어갈 책이 있다면 재미없는 책은 잠시 미뤄두고 다른 책을 손에 쥐면 된다. 어제 본 그 책은 재미없었지만 오늘은 다시 흥미로운 책을 읽을 수 있다. 여러 권의 책을 읽으면 동시에 읽으면 책과 멀어지지 않는다. 책도 성향이 있어서 나와 맞지 않은 책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는 책도 있고 중간부터 지루한 책도 있고 처음부터 흥미가 생기지 않는 책도 있다. 그럴 땐 그 책을 과감히 덮고 다른 책을 펼칠 수 있다면, 책과 멀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여러 장르의 책을 번갈아 읽으면 읽고 있는 책마다의 고유한 재미가 유지된다. 꾸준히 읽고 싶다면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읽으면 좋은 이유 중 하나다.


지루함을 끝내주고 다시 흥미를 자극해주는 책이 있어야 하니 책 구매시 여러 권 사는 것을 권한다. 베스트셀러 한 권, 평대에 올라와있는 책 한 권, 내 장바구니에 담긴 책 한 권, 제목이 끌리는 책 한 권, 재밌어 보이는 책 한 권 등 사고 싶은 책 여러 권을 사서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동시에 다양한 책들을 함께 읽으면 창의성이 발달한다.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맥락이 서로 이어지면서 일 나만의 '아하' 순간이 켜진다. 수십 번 나만의 유레카를 외치다 보면 나의 생각이 확장되고 창의성이 발휘된다. 나만의 핫스팟이 켜지는 순간을 <강원국의 글쓰기> 책의 문장에도 잘 나와있다.

'핫스팟의 법칙'이란 게 있다. 리처드 오글이 쓴 <스마트 월드: 세상을 놀라게 한 창조성의 9가지 법칙>에서 설명했다. 창조적인 사람의 머릿속에는 여러 개의 핫스팟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역사와 철학에 관심이 많고 과학을 공부한 학자는 역사 핫스팟, 철학 핫스팟, 과학 핫스팟을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 창의력은 이런 핫스팟이 서로 충돌할 때 이루어진다. 서로 관련이 먼 핫스팟끼리 충돌할수록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동시에 보는 책들은 한 달안에 완독하는 편이다. 물론 그중 두꺼운 책은 달이 바뀌어도 계속 읽는다. 이런 책들은 진도는 안나가지만 나를 성장시켜주는 책이라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읽는다. 오래 읽는 책이라고 스트레스받을 필요 없다. 끌고가는 내가 기특하지 않나. 정 힘들면 덮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생각이 또 읽게 만든다. 책과 멀어지더라도 금세 돌아온다. 여러 권을 동시에 읽으면 책과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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