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는 브랜드가 성공하는 방식이 흩뿌러져 돌아다닌다. 유튜브를 보면 발에 치이는 게 성공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성공하는 방식을 접하기 쉽고, 잘 알고 있다. 의아한 건, 성공을 증명한다는 방식은 많지만 성공하는 브랜드의 수는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작은 브랜드는 성공은커녕 살아남기도 힘들다. 이쯤 되면 성공방식을 따라 한다고 해서 성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하는 기본 자질이나 태도 같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성실, 열정, 겸손 등의 좋은 태도는 지향해야 하는 자세다.)
왜 다들 성공방식에만 얽매일까. '성공'이라는 키워드를 사람들이 열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공했다는 이유로 성공한 사람을 따라 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작은 브랜드가 살아남으려면 (성공은 아직 논할 게 아니다) 성공방식의 키워드가 나에게 더 이상 힘을 발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다른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그때 그 당시 그 사람에게 맞았던 성공방식이 지금의 나에게는 맞지 않는 방식일 수 있다. 그 사람이 성공한 이유는 그 사람에게만 통했던 길일 수도 있다. 아무리 좋은 방식이라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애초에 성공방정식이 없을지도 모른다.
무수한 성공방식이 있는 반면, 실패하는 이유는 거의 엇비슷하다.
무수한 성공방식이 있다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성공방식이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비슷한 실패방식이라는 것은, 모두가 따라가면 안 되는 길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망한다'는 법칙이 있다는 거다. 따라서 작은 브랜드는 성공방식을 잠시 내려두고, 망하는 법칙을 제대로 알고 가는 것이 낫겠다.
작은 브랜드가 따라하면 망하는 법칙
1. 제품이 다양하면 망한다.
경쟁 브랜드도 제품이 많고 우리 브랜드도 제품이 많다. 소비자는 어디로 가겠는가? 더 인지도 높은 경쟁사의 작은 브랜드로 갈 것이다. 우리는 작은 브랜드의 초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는 전략적으로 가야 한다. 제품의 수를 덜어내고 범위도 좁혀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 일단 한놈(?)만 팬다. 제품의 확장은 기존 상품이 자리 잡은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우리 브랜드의 상품군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사람들이 우리의 물건을 기억해야 한다. 일단 어떠한 경로로 우리 브랜드를 접했을 때, 우리 제품을 인지하게 만들려면 강한 인상을 줘야 한다. 그 강렬함은 초기의 작은 브랜드의 경우, 제품의 수가 적을 때 가능하다. 다양한 제품은 작은 브랜드의 본질을 더 흐릿하게 만든다. 탁월하고 뛰어난 하나의 상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러려면 시장 타겟팅을 좁혀야 한다. 다수보다 소수의 사람들을 겨냥해야 한다.
2. 기준점 없는 가격책정은 망한다.
기준 없이 가격을 정하면 망한다.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고 가격을 책정할 것인지 정한다. 소비자, 원가, 경쟁회사 등 회사의 판매가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고민한다. 무조건 가격을 낮추는 방법은 회사를 문 닫게 만들 수 있다. 원하는 가격을 책정하면서도 그에 맞는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3. 시그니처 상품이 없으면 망한다.
시중에는 나와 비슷한 유무형의 물건을 제공하는 브랜드가 많다. 많은 제품 중에서 우리 브랜드의 물건을 구매하게 만들려면, 우리 제품에 뚜렷한 차별화가 있어야 한다. 차별화가 없는 물건은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브랜드 하면 딱 어떤 제품이 바로 떠올라야 한다. 애매하고 모호한 것은 최악이다. 어떤 제품을 우리 회사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밀 것인지 주력제품에 집중한다. 하나의 물건에 집중할 때, 회사의 본질이 뚜렷해진다.
4. 브랜드의 이슈가 없을 때 망한다.
작은 브랜드가 인지도를 높이려면 작은 이슈 거리라도 있어야 한다. 아무런 일도 없으면 아무도 우리 브랜드를 알아서 찾아올 리 없다. 따라서 작은 브랜드의 이슈가 될만한 것을 찾고 그것을 외부에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협찬, 뉴스레터 발행, sns 업데이트, 파격 세일, 잘나가는 온라인 플랫폼 입점, 팝업스토어 등 무엇을 하든 작은 브랜드의 흔적을 남기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작은 브랜드의 초기는 네이밍을 알려야 한다.
5. 느낌 없는 감성은 망한다.
감성의 시대다. 성능을 비교하며 이성적인 사고의 의사결정도 하지만 브랜드의 감성을 이유로 구매를 한다. '이거 갖고 있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라는 감성으로 사는 것이다. 감성으로 사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하는 시대다. 어떤 매장에 들어갔을 때,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았는데 보자마자 막 사야 할 것 같은 기분 느낀 적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막 사고 싶은 그런 감성'을 만들어야 한다. 그 감성은 매장의 인테리어, 분위기, 로고와 네이밍의 톤 앤 매너 등으로 만들 수 있다. 같은 음식도 예쁜 그릇에 담기면 더 먹고 싶다.
대부분의 쇼핑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진다. 온라인 구매의 대부분의 정보는 사진에 있다. 사진이 중요한 이유다. 평면적인 사진은 우리에게 감성을 제공할 뿐이다. 애용하는 당근마켓도 그렇다. 옷만 덜렁 올렸을 때와 모델이 입은 사진을 올렸을 때의 판매도는 다르다. 작은 브랜드는 어떤 감성을 제공할 수 있는가. 보편적인 감성은 오히려 더 이성적으로 접근을 이끌 것이다. 매료되어 구매를 하게 만드는 일은 감성이다.
6. 우리 브랜드를 자주 말하지 않으면 망한다.
작은 브랜드의 최대 리스크는 인지도다. 우리 브랜드의 인지도를 올리려면 sns는 필수다. 요즘 사람들의 구매매 루트는 온라인이 90%다. 따라서 온라인에서 작은 브랜드는 아주아주 활발하게 활동해야 한다. 인스타는 피드를 자꾸 주어야 하고, 블로그는 긴 호흡의 길을 자주 발행하고, 유튜브는 영상을 잘 만들어 올려야 한다. 어떤 sns 도구를 활용하든 활발하게 해야 한다. 잊혀지지 않도록 발행은 자주 할수록 좋다.
주의할 점은, 영양가 없는 글을 자주 발행하는 것이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람들에게 피로감만 줄 뿐이다. 반대로 양질의 정보는 오히려 구독을 해서 매일 받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따라서 사람들의 피로도를 신경 쓰기 이전에 내가 어느 정도의 양질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인스타면 사진을 예쁘게 잘 올려야 하고, 블로그라면 어느 정도 글을 잘 써야 하고, 유튜브라면 영상을 잘 찍고 편집할 수 있어야 한다. 양질의 내용을 제대로 자주 발행해야 한다. 사람들은 한 번 보고 내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작은 브랜드에게 내적 친밀감을 느껴야 한다. 그 시점이 올 때까지 작은 브랜드는 계속 나를 표현해야 한다.
7. 돈관리를 안하면 망한다.
지출 목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인건비, 교통비, 임대료, 사장 급여, 마케팅비용 등 철저하게 책정해야 한다. 매출과 순수익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회사를 운영하려면 매출을 늘려야 한다. 매출을 올리는 방법을 강구히 노력해야 한다.
8. 운에 기대면 망한다.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면 망한다. 이는 운에 기대는 생각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내가 해야 한다. 운에 기대려는 마음이 생기면 배우기 싫어진다. 성장이 없으면 망한다.
9. 대형브랜드를 따라가면 망한다.
애초에 서로 갈길이 다르다. 성격이 크게 다른 둘이 어떻게 같은 길로 갈 수 있겠는가. 대형 브랜드를 따라가면 계속 뒤만 쫓아가다가 사라진다. 이는 앞전의 글에 길게 써놓은 것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10. 브랜드의 차이를 신경쓰지 않으면 망한다.
경쟁 브랜드를 의식하지 않고 나의 길만 가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 브랜드가 잘 되면, 경쟁 브랜드는 우리 제품을 의식한다. 그리고 그 제품과 비슷한 것들이 시장에 판매되기 시작한다. 금세 비슷한 상품으로 경쟁을 하면, 작은 브랜드의 경쟁력은 낮아진다.
우리 제품을 벤치마킹 하더라도 경쟁우위를 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 구조는 그 제품을 우리 회사에서 사고 싶은 욕망을 만드는 것이다. 비슷한 상품인데 왠지 이 브랜드에서 사야 될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본 적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그 브랜드가 타브랜드보다 더 좋은 것이다. 우리 브랜드 자체를 사랑하게 만들어야 한다. 같은 옷을 판매하더라도, 어떤 브랜드이냐에 따라 매출은 크게 다르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의 차이다.
11. 판매를 수동적으로 하면 망한다.
판매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망한다. '나는 이런 브랜드니까 알아서 사람들이 찾아오겠지', '언젠가 조금씩 팔리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해선 안된다. 비슷한 상품을 두고 우리 브랜드는 수동적인 홍보를 하고 옆 브랜드는 엄청난 열을 올리며 홍보를 한다면, 사람들은 어디로 가겠는가?
작은 브랜드, 지금까지 성공방식만을 따라갔는데도 지지부진하다면, 오히려 '망하는 법칙'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성공하는 법칙은 괜히 몇 개 넘겨 뛰어도 될 것 같은데, 망하는 법칙들은 하나만 따라 해도 정말 망할 것 같아서 망하는 법칙을 멀리하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