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여기'의 온도

by 제인톤

나는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느낌이 좋다. 그것에 진심을 다한 후에 느끼는 그 충만감이 좋다. 이 기분은 '몰입' 할 때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혼자 작업을 하며 '온전히 집중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그 상태 자체로 만족감을 느낀다. 충만한 감정이 들면 오히려 결과에 연연하지 않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쏟아부었으니 아웃풋이 어떻대도 후회가 덜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니. 찜찜함을 남기지 않으려면, 진심과 몰입이 필요하다. 혼자서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이 좋은 이유이다.



함께여도 몰입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그렇다. 대화에 집중하니 티키타카도 잘 된다. 지금 이 순간, 서로에게 미친 존재감을 내뿜는다. 시간이 금방 간다. 대화에서는 '경청'과 '좋은 태도'로 상대방에게 집중하며 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나에게 집중하지 않는 사람의 태도는 나의 존재감을 약하게 만든다. 서로의 존재를 존중해 주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이유이다.






시간 여행이 가능한 캡슐이 있다고 하자. 과거, 미래 어디든 갈 수 있는 알약이다. 실제로 그런 알약을 받는다면, 나는 어디로 시간여행을 갈까? 과거일까, 미래일까. 과거를 선택한다면, 정말 좋았던 순간일까 아니면 후회를 덜어주는 장면으로 가게 될까. 미래를 선택한다면, 가까운 미래일까 아니면 마지막 순간으로 가게 될까.



난 N이니까 상상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알약을 먹지 않을 것 같다. 과거가 그리울 때도 있고 미래가 궁금할 때도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냥 나는 지금이 좋다. 현재가 만족스럽다. 과거와 미래의 어떤 순간에 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흥미롭지만, 그것의 여파는 클 것 같다. 시간여행을 갔다 오면 그곳에 대한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를 것이고, 그 일은 현재를 살아가는데 방해꾼이 될 것 같다. 그래서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는 것보다 지금의 중심을 지키는 게 더 좋다. 다른 시제를 생각하지 않고 지금을 만끽하고 싶다.






늘 무언가에 집중하는 마음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느낌', 그 몰입을 잘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에너지의 한계가 있으니까. 자정이 될수록 그 힘은 닳아간다. 그래서 중요한 일이 있다면 오전에 하거나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건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우는 일이다. 일과 사람에 몰입하는 시간을 갖으려면 그것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몰입을 위한 두 번째 노력은 비슷한 일상을 낯설게 볼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익숙한 것에는 통으로 집중하는 일이 어렵다. 어제와 같은 시간을 보내는 오늘이라도 색다르게 보는 관점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매일 가는 산책길 코스를 조금 다르게 걸어보자. 비슷해 보일 뿐 같지 않다. 다른 길에서 느껴지는 새로운 감정이 있다.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책을 한 권 집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렇게 자신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일상 속에 넣으면 된다. 작게 작게 낯선 요소를 추가해 보자.



매일이 닮아있는 일상을 잘 보내야 한다. 보통날들을 다채롭게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하루에는 작은 새로움이 생겨 그것에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몰입하면 후회가 덜 남는다고 믿는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후회가 적은 하루를 보내는 방법은 이 순간에 집중하는 일이다. 조금씩 노력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나는, 지금, 여기"의 온도가 좋다. 이 단어들이 함께 있을 때가 좋다. 몰입하며 느끼는 충만함은 쾌락과는 다른 차원의 기쁨이다. 온전하게 시간을 잘 보낸 후에 찾아오는 감정이 좋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태도는 나를 배려하는 행동이다.



점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카테고리도 더해진다. 오늘 다녀온 요가원의 시간도 그랬다. 몸과 정신을 한곳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아주 귀하다. 그런데 요즘 빠져있는 생각이 떠다닌다. '벗어나고 싶은데.. ' 그 시간을 감히 과거와 미래의 것에 매몰되게 할 수 없다.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며 안간힘을 쓴다. 숫자를 센다, 동작을 더 깨끗하게 하기 위해 한 곳을 응시한다, 생각의 거리를 유지한 채 뒤에서 나의 생각을 바라본다. 잘 안되더니 기어코 현재에 들어섰다. "나는, 지금, 여기." oh 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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