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찜찜함은 자라 인생 마지막 순간에 결국 뚫고 올라와서 후회라는 감정을 만든다.
인생 아직 전반전에 속하지만 본능적으로 알 것 같은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는 인생 마지막 자락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말 그대로 후회를 덜 남기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회가 적은 삶을 살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돌아오는 나의 대답은 '찜찜함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찜찜하다는 것'은 어떤 걸까, 마음에 걸리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찜찜한 느낌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무언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또는 미련이 남을 때 느끼는 기분이다. 그래서 찜찜함을 덜 남기기로 했다. 이 기분만 줄어들어도 후회를 덜하는 삶으로 가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인생에서 찜찜함을 남기지 않는 방법
인생에서 찜찜함을 남기지 않으려면,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하고 싶은 일은 다음 3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첫째, 건강한 욕망의 방향에 있어야 한다. 욕망의 사전적인 뜻은 무엇을 가지거나 하고자 간절하게 바람, 또는 그런 마음을 뜻한다. 크고 세게 원한다는 의미이다. 욕망은 내가 그것을 정말 원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음의 나침반이다.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욕망이 긍정적인 곳에 있어야, 그에 맞는 노력을 들일 수 있다.
둘째, 시간, 노력, 끈기라는 과정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즉, 지금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원하는 능력을 갖춘다면 이룰 수 있는 목표여야 한다. 지금 시작해서 바로 결과 값을 내는 것들이 수월한 것들이 아니다. 정성을 들여야 하는 과정을 거쳐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능력이 있다면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 혹은 하고 싶지만 막연해서 이번 생에는 못할 거라고 여겼던 것이어야 한다. 아직 하지 못해서 어느 날 문득 강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치는 것이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의 어려움을 대처하는 방법
원하는 것을 이루는 과정 중에 부딪히는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가능성을 믿고 시작했으면 좋겠다. 물을 주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피어오르는 마음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있다면, 사실은 나도 그것을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도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해보고 싶은 마음도 커지는 게 아닐까?
시작점에는 엉성해도, 그때마다 필요한 것을 갖춰가면 된다. 인생에서 꼭 하고 싶었던 일은 잘하고 싶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다. 정말 원해서 시작했다면 일단 굴러가게 만들 수 있다. 힘든 것보다 원해서 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작은 일들은 스무스하게 넘길 수도 있다. 다른 일을 할 때는 몰랐던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것이고 그것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다른 차원의 삶을 살아가며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어떤 형태로든 표출하며 살아가고 싶어한다. 자신이 원하는 도구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그러한 감정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고 싶게 만든다. 선순환 트랙에 긍정 에너지가 태워지면 그것을 향해 불사 지르게 될 것이다.
망해도 괜찮은 이유
그런데 할까 말까 고민만 하다 하지 않아서 보통날 문득문득 생각이 나는 순간 괜히 씁쓸하다. 그냥 좀 아쉽고, 그냥 좀 찜찜하달까. 명확한 감정이 아닐 때 드는 이 찜찜한 기분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든다.
시도를 해서 망하더라도 얻는 수확이 훨씬 크다. 미련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열심히 했지만 나의 길이 아닌 걸 알았으니 다른 갈 길을 찾을 것이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곧장 달릴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 그건 엄청난 추진력이다.
물론 시도하고 싶지만 할 수 없었던 현실적인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 기니까 해볼 만하고, 인생 짧으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으로 그 타이밍을 기다리면 좋겠다. 당장은 아니어도 살면서 어느 날엔 꼭 해봤으면 좋겠다. 마지막 순간 찜찜한 기분으로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이라는 생각은 하기 싫으니까. 망해도 괜찮다. 삶의 마지막에 하고 싶은 걸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평온함이 더 뜻깊다.
하고 나면 알게 되는 것들
가끔씩이어도 강하게 떠오르는 '그 하고 싶었던 것'을 완전히 흘러 보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쉽게 채울 수 있는 쾌락은 빠르게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끝이 금방 보인다. 하지만 노력 끝에 얻어진 원하는 삶에서 느끼는 감정은 나의 마음을 꽉 채운다.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나도 그 감정을 선명히 기억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어 건강한 방향으로 다시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게 된다.
그 일을 잘하게 되는 시점이 올 때는, 더할 나위 없는 충만함을 느낀다. 더 나아가 다음 목표는 단순히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숫자로는 환산할 수 없는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것에 집중한다. 쾌락으로 채운 마음은 바람 빠진 풍선 같아서 금방 허무해지지만, 노력으로 채워진 마음의 공기는 무거운 가구 같은 거라 몇 년이고 자리 잡는다.
일단 하고 나면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다. 잘하고 못하고 보다 일단 시도했다는 그 사실이 주는 위안과 만족감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욕망을 따를 때 우리는 가능성을 더 발휘할 수 있다. 애초에 이 일은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잘하고 싶은 마음 덕분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나를 존중하는 감정들을 더 자주 만나기 위해
우리는 항상 어딘가에 시간을 쏟고 있다. 우리는 항상 무언가를 하며 감정을 느끼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이든, 원하지 않는 일이든 어떤 에너지를 쓰고 있다.
욕망을 따르지 않은 삶을 살 때, 새장에 갇힌 새처럼 자유롭지 않은 답답함과 찜찜함이라는 감정을 쓰게 된다. 원하지 않는 일에는 '미루고 싶다', '어떻게 하면 일을 덜할까', '이런 문제가 왜 생겼지', '그만하고 싶다'와 같은 생각을 자주 할 것이고, 점점 증폭될 것이다. 반대로, 하고 싶은 일에는 긍정적인 생각을 더하게 된다. '더 잘하고 싶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지', '누구와 상의하지', '무엇을 배워볼까'과 같은 나를 성장시켜 주는 생각들로 에너지를 키운다. 나를 존중하는 감정들을 더 많이 느끼고 싶다.
우리는 좋아하는 일에도 그렇지 않은 일에도 어떤 생각과 감정을 들인다는 사실은 큰 깨달음을 준다. 무언가에 에너지를 실어야 한다면 좋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울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내가 좋아하는 일에 쏟는다면, 그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드는 감정과 잘해서 드는 좋은 감정을 더 자주 만날 수 있다. 나를 존중하는 감정을 환대할 수 있다.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좋겠다. 이번 생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하는 일은 이렇게 나의 인생의 찜찜할 덜어내 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감사함을 느끼게 해 준다.
하고 싶은 걸 꼭 해야 하는 이유
하고 싶은 일을 안 하고 산다고 해도 인생에 큰 무너짐은 없다. 그래서 보통은 더 안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고 싶었던 일은 내버려 둔다고 해서 알아서 사라지지 않는다. 희미해졌다고 느낄 수는 있겠다. 그러다 무의식 속에 숨어있다가 기어코 한 번씩 솟아올라 찜찜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 찜찜함은 자라 인생 마지막 순간에 결국 뚫고 올라와서 후회라는 감정을 만든다.
내 인생은 귀하니까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인생의 어떤 날에는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야겠다. 정성을 들여 시간이 흐른 뒤에 이룰 수 있는 원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건강한 욕망을 따를, 하고 싶은 일을 수면 위로 올려줄 타이밍을 보고 있다. 정말 나중에 찜찜하기 싫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