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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톤 Sep 14. 2021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서 나는 어떻게 사고해야 할까

블랙스완_ 위험 가득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

<블랙스완>을 읽고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현명하게 판단하려면 어떻게 사고해야 할까 생각했다. 책의 설명방식이 추상적이고 난해한 부분도 있었지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개념인 '블랙스완'의 의미는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웠다. 블랙스완이란, 검은백조 현상처럼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말한다.  


유럽인들은 1697년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서 검은색 백조(흑고니)를 처음 발견하기까지는 모든 백조는 흰색이라고 인식하였는데 그때까지 인류에게 발견된 백조는 모두 흰색이었기 때문이다. 이때의 발견으로 인하여 ‘검은 백조’는 ‘진귀한 것’ 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불가능하다고 인식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Black Swan


저자는 불확실성 그 자체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현재는 코로나 상황이 그 불확실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계화 시대에, 불확실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많다. 그때마다 나는 어떤 것에 기준을 두고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지금까지 겪은 경험이나 잘 알고 있는 주제의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으로 충분할까? 처음에는 내가 경험한 것에 기반해서 선택을 내리는 것이 당연했지만, 내가 모르는 것들과 극단적인 사건이 배제된 생각이 과연 현명한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어제 고심해서 내린 결론이 오늘의 답이 되지 않는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 뿐이다"라고. 그렇다면 내가 알아도 알지 못하는 상태라면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 걸까. 내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오히려 블랙스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동시에 더 혼란스러웠다. 또한, 예측하지 못한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불확실성으로 인한 크고 작은 블랙스완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괜히 심리적으로 위축되었다. 


많은 경우 어떤 현상에 대해서 그 현실의 복잡성을 단순화시켰다. 예외의 것들을 배제시킴으로써 깊은 사고를 회피했다. 그렇게 불확실하고 모호한 것들은 지워나가고 어떤 한 범주로 고정시켜 좀 더 수월하게 사고했던 것 같다. 기억하고 판단하기 쉽도록. 하지만, 극단적인 사건은 내가 지금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정말 몰랐을 때 일어났다. 그래서 내가 확신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볼 수 있는 시야를 기르고 싶었다. 


과거의 경험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모르는 것을 더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모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극단의 불확실성을 줄여나가고자 책을 읽는다. 모르는 것을 알수록 더욱더 모르는 것이 나오는 것이 무섭기도 하지만 위험한 블랙스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아는 지점과 모르는 것 사이의 간극이 넓어서 위험한 지점인, 플라톤 주름 지대를 줄여가고 싶다.


또 하나의 불확실성은 우리의 직업이 나를 평생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N잡러 시대에는 규모가변적이지 않은 직업을 갖고 있는 동시에, 규모가변적인 것에 열정을 쏟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그렇다. 미디어에 노출된 콘텐츠와 아이디어의 생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규모가변적이지 않은 일을 열심히 하면서 여러가지들을 실험해보고 있다. 욕심은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싶은데 어렵다. 극단의 왕국에서 내가 그 기회를 맞이하기 전까지는 분명 나만 아는 힘듦이 클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성, 무작위성은 인간사의 카드를 뒤섞이고 거인을 무릎 꿇리는 역할도 한다고 했다. 나 역시 운이 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저자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사람의 두 가지 유형을 언급했다. 플라톤적 헛똑똑이와 비플라톤적 뚱보 토니다. 전자는 문법부터 외우는 반면 후자는 택시기사와 대화하며 언어를 배운다. 나는 뚱보 토니가 되고 싶지만 전형적인 전자에 속하는 유형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배울 때, 부딪히기보다는 책을 읽고 정보를 수집해서 최대한 나의 것을 만들고 나서야 실행하는 사람이다. 그게 내 성향과도 맞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뚱보 토니가 이상적인 유형으로 언급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보다는 내가 기울어진 것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몇 걸음 더 움직이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문법 암기를 80에서 60으로, 택시기사와 대화를 20에서 40으로 조금씩 변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처음과 중간 그리고 더 성숙해지는 과정에 있을수록 그 상황에 맞게 비율을 점차 옮겨가는 것이 더 나에게 맞는 방향 같다. 


책에서는 어떻게 그 블랙스완을 극복해야 하는지는 정확하게 대답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이 수많은 반복의 과정을 통해서 어제와는 또 다른 답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지금 헛똑똑이처럼 배우는 것을 멈추고 조금은 더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미래는 절대 예측할 수 없는 영역으로 블랙스완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극단의 왕국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현실 세계 안에서 잘 지낼 수 있는 법을 익혀야 한다. 최대한 많은 실험을 시도하고 내가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을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모르는 것은 더 배우면서 나아가야 한다. 완벽한 예측으로 성공하는 법보다는, 위험한 블랙스완을 줄여나가는 준비를 하는 것이 위험 가득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그렇게 연습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긍정적인 블랙스완을 만나게 된다면 반가울 것이고, 부정적인 블랙스완을 줄여나간다면 다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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