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달라질 생각을 쓰는 이유

by 제인톤

내일이면 달라질 생각을 쓰는 이유

전에 썼던 글을 보면 내가 썼다고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낯선 글이 있다. 생각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5분 뒤의 나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내일이면 완전히 새로운 생각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 언제는 글을 쓰다가 이런 생각을 했다. '어차피 바뀔 생각인데 글로 남기는 건 좀 위험하지 않나, 말이란 건 뱉는 순간 날아가지만 어쨌든 글이란 건 남는 거니까.' 하지만 요즘은 그 생각에 조금 의연해졌다. 오히려 내일 바뀔 수 있는 생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쓴다. 발행된 글엔 지금의 내가 있을 수도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사실은 매일 달라지기 위해 글을 쓴다. 어제는 상상도 못 할 멋진 생각도 해보고 싶다.




달라질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두렵나요

누군가는 나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을 경계한다. 당시 작가의 기준에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제든지 이전의 것들은 부정될 수 있다고. 과거의 기록이 어떠한 이유로든 걱정이 된다는 것도, 완벽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공감한다. 또한, 지금 쓰는 글이 나중에 읽었을 때 너무 어려 보이거나 편협하거나 느끼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남기는 글이 미래의 흑역사로 남거나 나를 바라보는 편견 하나를 추가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글로 남기는 작업이 미래의 나를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그게 무서워서 쓰지 않는 것보다는 두려워하면서도 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바뀌는 생각이 염려되어 기록하지 않는 것보다 생각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남기고 싶다. 생각의 변화를 인지하는 것은 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의 나의 생각을 읽는 것은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나는 좋은 것보다 덜 후회하게 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다. 과거의 기록 때문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내가 살아가며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생각들을 쓰지 않은 것들이 더 후회로 남을 것 같다. 그래서 기록하기로 했다.



나의 작은 이야기는 세상에 보탬이 된다

지금 내가 있는 상황에서 나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어떤 작은 세상의 이야기를 세상에 하나 더 보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고하고 있는 이 지점에서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에게는 나의 이야기가 위로가 힘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멋진 사람과 이야기에서 느끼지 못할 용기를 얻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과 닮은 내가 변화하고 있는 과정을 보면서 스스로를 응원할 수도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는, 너와 닮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반대로 나와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가 세상에 나옴으로써 새로운 섬이 하나 더 구축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어떤 형식이로든 보탬이 되고 싶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이렇게 글로 표현할 수 있어 행복하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읽혔다는 것만으로도 나아간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작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평소의 나는 (물론 내 안의 분노를 자극하는 사람들에게는 제외지만) 나의 의견이나 주장을 크게 소리 내지 않는 편이다. 말을 잘하는 편도 아니라서 글로서 설득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와 같은 사람들은 세상에 말을 걸기 위한 도구가 글일 수 있다. 내 목소리로 낸다는 것만으로도 나아간 것이다.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고마워할 수 있도록

생각이 바뀌고 글의 부족함이 보여도 써야 한다. 천재성 작가들도 자신의 글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뭐라고 완벽한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완벽한 글을 쓰려고 하면 비공개 글만 늘어나고 발행되는 글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수정하고 어느 정도 선에서 글을 마쳐야 한다. 계속 붙잡고 있지 않고 놓아주는 일도 필요하다. 부족한 글도 발행할 수 있는 용기도 같이 키워가야 한다.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조금씩 수정하면서 나아가면 된다. 오늘의 좁은 생각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일의 생각을 쓰면서 키워나가야 한다. 나중에도 오늘의 생각에 머물고 싶지 않으니까. 만약 오늘 쓴 글들이 미래에 형편없는 글로 평가받는다고 해도,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달라져있다면 과거의 것에 연연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니 과거의 글이 남겨질 것을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 변화하지 못할 것을 염려해야 한다.


시간이 흘러 조금 더 성장한 내가, 치열하게 고민한 과거의 생각들에게 고마워하고 싶다. 그러니까 그 미숙한 생각들이 모두 내 인생 선배인데, 이제 와서 나와 다른 생각이라며 모르는 척하기보다는 인정하고 싶다. 그래서 내일이면 달라질 나의 작은 생각이라도 글을 쓰려고 한다. 그럼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날은 쉬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쉬운 게 뭐 인생인가. 그렇게 글을 쓰면서 알을 깨며 나아가고 싶다. 나는 어제와 다른 생각을 하며 살고 싶다. 매일 더 멋진 생각을.


한 번 당신의 그림을 남들에게 보여주자. 사람들이 당신의 그림 앞에 줄을 설까? 줄을 서는지 안 서는 지보다 그걸 확인해 볼 수 있는 용기가 더 중요하다. 아무도 줄을 서지 않았을 때, 스스로 뭐가 문제인지 되짚어 보며 다시 그림을 그리고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마음의 맷집이 당신에게는 있는가?
- 이연의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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