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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톤 Oct 21. 2021

책을 주문하고 받고 읽고 쓰는 일   

 모든 과정이 좋을 수가 있더라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받는 일, 책과 관련된 이 모든 과정이 좋다. 받은 책을 읽을 때도, 읽은 후에도 좋았다. 이렇게 전후가 둘 다 좋은 건 드문일인데. 이러니 책을 읽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이번생 나의 최고의 낭만은 그 책을 읽고 나의 글을 쓰는 일이 될 것 같다. 더불어 카페만큼 서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책을 주문하는 일 

책을 주문할 때는 짧은 설렘이 스친다. 어떤 문장들을 만나게 될지 미리 반가워서. 나의 경우는 서점에 직접 가기보다는 온라인 서점을 더 자주 애용한다. 읽고 싶은 책은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 자리에서 바로 주문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서점에 직접 가서 책을 구매하는 것도 좋아한다. 어떤 책이 나왔는지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점이라는 그 공간만이 주는 느낌이 좋아 그곳에서 느끼는 것들이 다 좋아지는 것 같다. 서점이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다양한 새 책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다. 나는 확실히 헌 책보다는 새 책을 더 선호한다. (물론 선호와의 별개로, 중고서점에서 헌 책도 구매한다) 새 책을 손에 쥐고 읽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새하얀 흰 바탕에 가지런히 인쇄된 검은 글자들. 이 깨끗함이 주는 기분 좋음이란 게 있다. 공부도 깨끗하게 정리된 책상에서 잘 되는 것처럼, 새 책도 눈에 더 잘 들어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책을 받는 일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두는 습관이 있다. 그래서 나의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는 현재 약 100권 정도의 책들이 있다. 나는 이 책들을 대량으로 주문하지 않고 자주 한 두 권씩 주문한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라고 했다. 만약 10권의 책을 단 한 번의 주문으로 받게 된다면, 한 달 동안 강력한 한 번의 큰 기쁨만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한 달에 한 번의 책 택배는 잔인하다. 다행히도 난 소비 절제력이 있는 편이라 대량주문은 하지 않는다. 


나는 보통 한 두 권의 책을 여러 번 주문하는데, 그 편이 나를 더 자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여러 번의 언박싱을 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일부로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행복을 더 자주 경험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택배를 받는 주기가 너무 짧아지면 책을 읽는 속도가 택배를 받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큰 리스크는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매달 월급의 일정 n%는 책을 구매하는데 쓰고 있는데, 가치있는 것 중에 가장 저렴한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읽고 쓰는 일 

첫 장을 넘길 때, 저자는 어떤 말을 해줄까 궁금해서 목차도 건너뛰고 한 숨에 읽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러다 요즘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목차부터 차근차근 읽는다. 누군가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서면으로 이야기를 받는 느낌이다. 물론 나는 그 저자에게 말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 나에게 질문을 하게 되었고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었다. 저자의 문장은 나를 작게도 만들었다가 크게도 만들어준다. 그 사이를 끊임없이 왔다갔다 돌아다니고 있다. 읽지 않았으면 하지 않았을 것을 성찰하고 고민하고 반성한다. 그렇게 조금씩 알게된다. 


나는 밑줄을 그어가며 읽는다. 밑줄이 그어지는 경우는 2가지다. 하나는 너무 잘 알겠는 마음이라 공감이 가서, 또 하나는 내가 너무 몰랐던 마음이라서. 후자의 문장을 알게될수록 '왜 이런 마음은 몰랐던걸까. 너무 늦게 알게 된 걸까. 아니야, 지금이라도 알게되어 다행이야.'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에는 몰라도 무엇을 모르는지 몰랐고, 알아도 무엇을 알고있는지 몰랐는데 말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여기까지 잘 왔다고 칭찬해주고 싶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호기심이 많은 편이 아닌데, 유독 책이라는 도구로 만나게 되면, 관심이 없는 주제와 사람에게도 호기심이 간다. 그렇게 책은 평소라면 관심 갖지 않을 것에도 나를 데려다놓는다.  


쓰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도 쓰고있다. 추상적인 생각들을 명확하게 어떤 문장으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고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다 무언가를 또 꿈꾸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결국은 아주 멋진 것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물론 쓰는 건 계속 어려워서 쓰는 내내 나를 겸손하게 만들어준다. 쓴다는 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기에 꾸준히 나아간다면, 감히 어떤 낭만에도 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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