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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한별 May 13. 2020

이제 다 내려놓고 싶어 너무 지쳤어

변화의 노력에도 변화가 없는 나에게

 

 “이제 다 내려놓고 싶어. 너무 지쳤어.”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힘겨운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때마다 우리는 나름대로 발버둥을 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 답답함과 무력감을 느낀다. 이십대는 새로운 시작에 앞서 다양한 고민과 방황을 하게 되고, 삼십대가 되면 이십대와 달리 안정적이고 원하는 바 이뤄낸 것이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현실에 답답하다. 그러다 사십대가 되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을 좀 더 여유롭게 살 것만 같지만 여전히 삶은 어느 때고 고민의 연속이다. 

 다양한 고민, 고통, 문제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시작하거나 심리학을 책을 보거나 타로, 사주 등에 기대어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내 인생이 변하기 위해서는 상황이, 주변이, 환경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가령 연인 간에 싸움이 잦은 이유를 상대방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 소원해진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면의 나와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교류하지 못한 내 자신과의 관계가 연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게 된다.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표면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상쇄시키는 것에 노력을 기하는 만큼 내면의 나와 소통하고 진정한 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수면에 드러난 일련의 사건이나 문제들 보다 내면의 나를 만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걱정과 불안이 가득한 내가 싫어서 변하려고 안간힘을 써보았다. 불안 때문에 잠을 못잘 땐 세로토닌 분비를 도와준다는 바나나를 억지로 우겨넣듯 먹어보기도 했고, 막연한 불안과 걱정에 대범해지고 싶어서 일부러 회피하거나 그렇지 않은 척도 했고,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 책에 몰두하거나 여행을 가기도 했다. 물론 모든 노력들이 잠시의 즉각적 효과는 있었지만 근본적인 불안과 걱정은 깨끗이 가시지 않았다. 이 막연하고 시도 때도 없는 불안과 걱정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하기만 했다. 그럼에도 이리저리 노력은 계속됐다. 그러던 와중에 우연히 깨들은 것이 내가 걱정하고 불안하게 여기는 모든 것이 사실은 그 현상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내 마음 안에서 내가 만들어 낸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표면적으로 드러난 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연인과의 다툼, 부모님과의 마찰, 직장 상사에 대한 불만, 뒤에서 내 흉을 보는 친구. 모든 것들이 현상에 집중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남자친구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지만 너무 제멋대로다. 직장 동료는 실력도 없으면서 상사한테 아부만 한다. 친구들이 나만 소외 시키고 놀았다.’ 등 다양한 종류, 대상, 사건에 대해 일상에서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계속 반복적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면, 변화의 노력에도 변화가 없다고 느낀다면 이제는 내면의 변화에 주목해 보면 어떨까. 외부에서 찾지 못한 진정한 문제의 근본을 내 안에서 찾아내어 변화의 기틀을 마련해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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