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에 아파하는 당신

이별은 가장 차갑고 매정하게

by 장한별

#이별에아파하는당신

#이별은가장차갑고매정하게



이별에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숱한 이별을 경험하고 아파하며 살아왔다.


10여년 전 7년간 사랑했던 남자와 마지막 이별을 했다.

그와 7년간의 연애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이별과 만남을 반복했다.

그는 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순수하게 사랑했고

내 모든걸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가 보여주는 세상이 전부였고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만 믿었고

그가 내 전부였다.

그는 무뚝뚝하고 시크했지만 마음만큼은 건강하고 순수한 남자였다.


대학원 논문 최종심사날이었다.

그는 전날 새벽까지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도 나를 학교에 데려다 주기위해

3시간만 자고 달려왔다.

학교에서 하루종일 나를 기다리고도 불평불만 한마디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멋진여자라 치켜세워주며 자신의 여자친구라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그런 남자였다. 묵묵히 나를 자신의 나름의 방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였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성격도 무뚝뚝한 그는 나를 위해 편지를 쓰고

장미꽃을 접는 로맨틱한 남자였다.


그런 그와도 늘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마음과 달리 사랑에 서툰 우리는 자주 다퉜고, 결국 헤어짐을 택했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시에 우리의 이별은 서로를 상처주고 헐뜯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서로의 잘못을 탓하고 서로가 잘했다고 따지기 바빴다.


결국 서로 타협하지 못해 이별했다.

가슴이 무너지고 처절한 눈물만 흘렀다.

울고 불며 매달려도 보고 밤마다 전화도 해보고 원망과 분노도 해보고

정신을 놓고 그를 부르고 외쳤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고 냉정했다.


그의 냉정함에 결국은 무릎을 꿇고 두 손 두발을 들었다.

그와는 그렇게 끝이났다.

하지만 우리의 이별은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그가 밉기도 하고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에게 감사하다.


이별에 아픈 나를 위해 세상 어떤것도 얼려버릴 듯한 차가움으로 이별을 고해준 그가 고마웠다.

이별은 누구나 힘들고 아프다.

하지만 그 이별을 인정하지 못하는 작은 기대 때문에 상대에게 매달리고 미련을 가지며

마음을 단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별을 고했지만 미적지근하게 관계를 애매하게 만드는 경우들이다.

나도 경험해 보았지만 그것만큼 지옥같고 고통스러운 이별이 없다.

상대가 아직 나와 이별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대로 이별을 자꾸 뒤로 미루면서

마음은 황폐해져 가고 점점 정신은 피폐해져 가는 그런 이별...

하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 냉정하고 단호했다.

그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했지만 헛된 기대로 이별의 시간을 더 길게 가지지 않도록

나를 위해 배려한 것이기도 하다.


숱한 이별을 경험해 봤지만 가장 최악의 이별은 상대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희망고문으로 시간을 끄는 것이다.

이별은 당장 그 순간은 절대 아름답지 않다.

이별을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 아름다울 수 있는 방법은

이별을 고한 사람은 최대한 단호하고 냉정하게 돌아서주는 것이다.


당시에는 상대가 너무 매정하고 서럽고 무섭기까지 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이켜 보면 오히려 이별의 고틍으로 아파할 시간을 줄여주는

최선이자 최고의 방법이다.


나에게 세상 가장 차갑게 등을 돌린 그와의 이별이 나는 지금까지의 이별 중

가장 고맙고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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