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누구나한다

회자정리

by 장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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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누구나한다


살다보면 한번쯤 이 사람이다 싶은 순간이 있다.

이 사람이면 나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겠다 라는 '촉'이라는 것이 발동할 때가 있다.


나의 촉은 항상 잘 맞았고, 그 촉은 불길할 수록 더 잘 맞았다.

이번 연애도 그러했다.

항상 일에 쪄들어 연애의 감정이나 사랑의 감정을 느낄 새 없었던 내게

단비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늘 나만 보고, 나를 위해 소소하지만 무겁게 사랑해주는 한 사람을 만났다.

방어기제가 심한 탓에 사람을 잘 믿지 않는, 특히 남자를 잘 믿지 못하고

만나면서도 늘 견제하고 의심의 칼을 거두지 않는 나였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온전히 내 마음을 열었고, 그에게 내 모든 것을 보여줬다.


그 또한 나와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며 앞으로 함께 할 미래를 그리는 듯 했다.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우리의 관계에도 이별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첫 이별은 금새 다시 굴비엮듯 엮어졌다.

우리는 굴비에서 냄새가 나고 비늘이 벗겨진 채라는 것을 망각한채로 억지로 그렇게 모양새만 갖췄다.


그 때 오지 않았으면 하는 '촉'이 또 왔다.

우리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역시나 우리의 관계는 금방 들통이 났다.

그동안 쌓여왔던 둘 사이의 앙금이나 풀지못한 숙제들을 그대로 둔 채 관계만 다시 엮어 놓으니

제대로 유지가 될리 만무했다.

또 그렇게 같은 이별을 반복했고, 결국 '진짜 끝'이라는 세상 허무한 말로 이별을 맞이했다.


괜찮을 것만 같았는데, 없으면 허전하고 잠시 서운할 것만 같았는데 대단한 착각을 했었다.

이별 직후 부터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아무것도 듣지 못했고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그저 실성한 사람처럼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너무 많이 울어서일까 심장이 찌릿찌릿 아파왔고 숨을 쉬는 것조차 벅찼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인지 나라를 잃은 것인지...모를 그런 고통이었다.

놓을 수가 없었다.

내 분신과도 같았던 그 남자가 떠나간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수가 없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는 미래를 함께할 연인사이였는데

하루 아침에 남보다 못한 사이가 돼버렸다.


그렇게 나는 그를 떠나보내야 했고, 고통속에서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 두달.... 을 보내야 했다.

시간이라는 동아줄을 붙들고 겨우겨우 숨을 붙이며 살았다.

고통은 미세하게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잦아들진 못했다.


용서하자. 보내주자. 잘되길 빌어주자.

수도 없이 다짐하고 또 다시 분노하고 미워하고,

다시 또 사랑했던 추억만 가져가자 되내이며,

매일을 가슴과 머리가 싸워야 했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운명이며, 응당 지나갈 일이며, 세상의 뜻이었음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했다.

아마도 신이 존재한다면 더 나은 사람을 만나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신의 마음이 통한 것이

아닐까 라고 애써 위로 삼았다.


조금씩 내 마음에도 틈이라는 것이 생겼다.

다른 사람이 들어올 틈.

결국 이별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고, 이별 또한 내 운명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회자정리[ 會者定離 ]

: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뜻. 즉, 의지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이별의 안타까움을 나타냄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법.


결국 그 헤어짐을 통해 또 다른 만남의 기회를 얻는 것이기에

가슴 가득 이별을 환영하게 됐다.


그 이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진짜 나를 사랑해주려 찾아오는 사람이

들어올 틈이 생기기에.


이별은 누구나 겪는 아픔이지만 또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틈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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