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다

by 장발그놈

나를 깎았다.

곁에 놓이기 위해서

불필요해 보이는 마음부터

조용히 떼어냈다.


아프다고 말하지 않고

혼자 참는 법을 배웠다.


조각된 내 모습을 보고

너를 바라볼 때,

어긋남을 느낀다.


나는 덜어졌는데

너는 아직 남아있다.

의문은 말이 되지 못하고

갈망이 된다.


너 또한 나처럼

조각하고 싶다는 욕망.


모서리를 조금 덜어내고

너의 단단함에

내 자리를 만들고 싶은 마음.


사라진 만큼

너 또한 닳아주길 바라는

비틀린 욕심.


서로를 바라보며

속으로 계산한다.


남은 나와,

닳아줄 너를.


그걸 사랑이라고 부른다.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