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추억
어릴적,
저녁마다 밥상에 올라오는 된장찌개의 냄새가 너무 싫어 코를 막고 말했다.
“엄마, 왜 맨날 된장찌개야?”
엄마는 웃으며 대답했다.
“너도 나중에 이 맛이 생각날 거야.”
그 말은 그저 맛있는 걸 해주기 싫은 핑계처럼 들렸다.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 집을 떠났다.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매일 끼니를 대충 때우며 살았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집에 돌아온 어느 날 문득 어릴 적 엄마의 된장찌개가 떠올랐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트에서 된장을 사고, 엄마가 하던 대로 따라 끓였다.
두부를 넣고, 호박을 썰고, 된장을 푸는 동안 어릴 적 기억이 스쳤다.
그러나 완성된 찌개를 한 숟갈 떠먹고 고개를 저었다. 똑같이 끓였는데도, 엄마의 맛이 나오지 않았다.
그날 밤 혼자 눈물을 흘렸다.
그리운 건 찌개가 아니라 늘 그 찌개를 끓이며 날 챙기던 엄마의 손길과 마음이었다.
얼마 후, 엄마를 찾아가 말했다.
“엄마가 해준 된장찌개 너무 먹고 싶어서 왔어."
그날,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를 먹으며 살며시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슬픔이 아니라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엄마의 사랑을 다시 만난 기쁨이었다.
그 후로, 된장찌개를 끓일 때마다 자신만의 마음을 담기 시작했다.
언젠가는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된장찌개를 전해줄 수 있으리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