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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by 장발그놈

"언제나 너를 지킬게."


그의 말은 진심이었고, 그의 마음은 맑고 가벼웠다.

약속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처럼, 처음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 약속은 그의 마음을 조이기 시작했다.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어깨를 누르기 시작했다.

조금만 벗어나려 해도 보이지 않는 끈이 그를 붙잡았다.

마음은 죄어왔고, 가슴은 답답해졌다.

"왜 약속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지?"

그는 혼잣말에는 아무도 답해주지 않았다.

그 끈은 어느새 보이지 않는 올가미가 되어, 그를 구속하고 있었다.


한참을 방황한 끝에, 그는 깨달았다.

이 올가미는 누군가 만든 게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이 만든 것이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봐 두려워한 나머지, 스스로를 옭아매었었다.


그는 가만히 숨을 들이쉬었다.

‘지켜야 한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지키고 싶다’는 마음을 떠올렸다.

순간, 마음을 조이던 끈이 서서히 풀렸다.

약속은 여전히 그에게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그를 짓누르지 않았다.


이제 그는 자유로웠다.

약속은 여전히 그를 이어주고 있었지만,

그것은 더 이상 올가미가 아닌,

서로를 연결하는 부드러운 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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