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문수림의 500자 소설

책장을 덮는 순간이 중요한 책

by 장발그놈

스레드에서 문수림 작가의 500자 소설을 처음 본 날을 기억합니다. 짧지만 소설로서의 구조를 갖춘 글은, 읽고 난 후 나무가 뿌리를 뻗듯 머릿속에 내용을 확장시켰습니다. 그렇게 저는 500자 소설에 관심을 가졌고 단행본으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이미 다 본 내용이기는 하지만 각 소설의 마지막에 추가된 작가의 질문을 느끼고 싶었기에 곧바로 펀딩 버튼을 눌렀습니다.


배송된 책을 집어들자, 불현듯 500자 소설의 정의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그러다 갑작스레 논문 한 편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소설이 성립되기 위한 최소 단위에 대한 고찰: 500자 서사의 가능성'


학회에 정식 등록된 논문은 아니지만, 문수림 작가가 스스로 형식을 정리하고 개념을 설명한 연구 글이었습니다. 내용은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던 단편소설이나 초단편소설 같은 용어들이, 사실은 분량이 명확하게 고정된 상태에서 정의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길이에 대한 대략적인 감각은 존재하지만, 정확히 몇 자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기준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500자 소설은 약 500자 내외의 분량 안에서 하나의 서사를 완결하는 형식입니다. 분량 자체를 하나의 조건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완성한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초단편소설의 한 갈래로 볼 수 있지만, 분량이 비교적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이미 문수림 작가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짧게 축약된 제 설명보다는 작가의 글을 통해 전문을 한번쯤 읽어보시기를 바라며 링크를 남깁니다.

https://surimstudio.com/research/500-character-fiction


책을 들어 몇 개의 단편을 읽어보았지만,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과는 달랐습니다. 책장을 덮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 그렇습니다.


이 책은 101개의 소설로 이루어진 책입니다. 한 편을 읽고 책장을 덮은 뒤 여운을 느끼는 책입니다. 읽어 내려가는 것보다 책장을 덮는 순간이 더 중요한 책을 여러분께 소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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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과도 어울리는 책이지만,

오늘은 소설 한편과 위스키 한잔으로 하루를 마무리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