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그놈 브런치 시작합니다.

사랑에도 이유는 있다.

by 장발그놈

며칠 전, 브런치스토리 작가 승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아내에게 전했다.


“나, 이번에 승인 났어!”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너무도 심드렁했다.


“오~ 축하해~”


한 마디.

물론, 모든 사람이 같은 감정을 나눌 순 없다는 걸 안다.

그래서 그냥 ‘그렇지 뭐’ 하고 넘겼다.

괜한 기대였나 싶기도 했다.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조금 서운했다.

차라리 말하지 말 걸 그랬나?

기대를 한만큼 실망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다음 날,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쉬고 있던 내게 아내가 다급하게 외쳤다.


“여보야! 빨리 나와봐!”


뭐지?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어기적거리며 거실로 나간 순간, 나는 멈춰섰다.

아내 아니, 지금 이 순간부터는 마님과 아이들은 케이크 옆에 서서 날 미소와 함께 바라보며 외쳤다.


“장발그놈 브런치 입성을 축하합니다!”


마님은 조용히 웃고 있었고, 아이들은 축하의 손뼉을 치고 있었다.

전날 밤 마님의 무심하게 지나쳤던 말과 표정 속에 담긴 작은 준비와 마음들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작은 롤케이크 하나,

아이들과 함께 만든 브런치와 내 프로필 토퍼,

그리고 특별히 고른 구불구불한 초까지.

심드렁한 그 한마디 뒤에 몰래 숨어 나를 기쁘게 해 주려는 정성 가득한 마음.


이러니 내 행복의 1순위가 가족일 수밖에 없다.

함께 나누니, 혼자 누릴 때보다 행복이 배로 커진다는 걸 다시 느낀 밤이었다.

그날, 내 브런치 입성을 가족이 함께 축하해줬던 밤.

식탁 위 촛불보다 밝은 눈동자로 날 바라봐 주던 밤.

잊지 못할 기억 하나가 더 생겼다.


브런치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