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아침

아내와 나

by 장발그놈

참 밉다. 미워.


자고 있는 얼굴만 봐도 얄미워서 한 번 꼬집어 주고 싶다.

어디를 꼬집어 줄까... 하면서 찬찬히 바라본다.


불과 몇 시간 전, 우리는 또 한 번 아이 교육 문제로 언성을 높였었다.

나는 아이가 아직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를 나이니 기다려줄 때라고 했고,

아내는 목표를 빨리 정해야 할 때라고 했다.


말끝마다 감정이 묻어 나왔고, 결국 서로 말을 끊고 돌아섰다.

그 순간엔 정말이지, 이 사람과 내가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계속 함께 가는 게 맞는 걸까? 그런 생각까지 스쳤다.


그런데, 왜 지금은 예뻐 보이지?

저 긴 속눈썹, 화장기 없는 조막만 한 얼굴, 색색거리는 숨소리, 살짝 흐르려는 침... 아, 이건 아니고...

잠들기 전엔 분명 악마 같았는데,

투닥거리며 언성을 높이던 그 순간엔 정말 얄밉기만 했는데,

잠들어 있는 짝의 얼굴은 신혼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눈가와 이마에 살짝 자리 잡은 잔주름만이 시간을 말해 줄 뿐.

그 주름을 내가 새겨 넣은 것만 같아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꼬집으려는 손을 도로 펴고, 머리를 한번 쓰다듬는다.


다시 한번 자고 있는 얼굴을 보고, 나는 출근 준비를 한다.

찬장을 열어 혈압약과 영양제를 꺼내 먹고, 짝이 사 놓은 냉동실의 식빵을 에어프라이어에 넣는다.

서랍을 뒤적이는데, 양말이 보이지 않는다. 결국, 자고 있는 아내를 깨운다.


"여보, 양말을 못 찾겠네? 나 양말 좀 부탁해."


부스스한 얼굴로 깬 짝은 내가 이미 열어본 서랍을 다시 연다.

그리고는 마법처럼 내가 찾지 못한 양말을 꺼내 준다.

양말을 신고 옷을 챙겨 입는다.

에어프라이어에서 식빵을 꺼내 들고, 냉장고에서 잼을 찾는다. 없네?


"여보야~ 잼 다 먹었나? 안 보이네?"


짝은 잠이 덜 깬 눈으로 나와 찬장을 열더니, 잼을 꺼내 내밀며 말한다.


"어제 보니까 잼 다 떨어졌더라. 그래서 사 놨지."


식빵에 잼을 바르며, 이 사람은 내 아침을 미리 챙겨 두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나는 가방과 잼 바른 식빵을 들고 현관문 앞에 선다.


"회사 다녀올게~"


짝은 하품을 하며 현관문 앞으로 나온다. 그리고 나를 포옹해 준다.

어제의 다툼도, 아침의 치졸했던 생각도 그 품안에서 녹아내린다.


"잘 다녀와~"


문을 나서며, 나는 뒤를 돌아본다.

신혼의 설렘은 희미해졌지만, 그 대신 주름 속에 고인 배려가 있다.

여전히 내 양말을 찾아주고, 잼이 떨어질까 먼저 살피는 사람.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그런 하루가 쌓여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