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노력

구원의 손길

by 장발그놈

몇 해 동안,

나는 아내에게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해왔다.


요즘 들어 더욱 선명하게 깨닫는다.

부부란 서로 기대고 의지하는 사이여야 하는데,

나만 일방적으로 기대고 있었던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내게 따뜻한 말을 건넸다.

“잘하고 있어.”

“괜찮아, 충분해.”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마음 깊이 닿지는 않았다.

마치 단단한 벽을 맞고 튕겨나가는 공처럼,

그녀의 말은 내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겉돌았다.

‘아니야, 나는 잘하고 있지 않아.’

내 속에서는 늘 반박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나는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작은 실수에도 마치 그림자처럼 자책이 따라붙었다.

말로는 “응” 하고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그건 거짓 위로지, 사실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내의 격려조차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나는 지쳐 있었다,


그런 어느 날, 문득 알게되었다.

나는 포기했을지언정, 아내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로,

침묵으로,

그리고 곁에 있어줌으로서...

늘 같은 자리에, 같은 목소리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억났다.

매일같이 멍하니 있는 내 손을 잡아 끌어 산책을 나가던 모습,

듣지도 않는데 옆에서 계속 이야기 하는 모습,

영양제를 챙겨주며 억지로라도 먹게 만들었던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걸 받아들이지 않던 나의 모습.


기억은 눈물을 불러왔고,

눈물은 아픔이 되어 내 마음을 가득채웠다.

그러나 가득찬 아픔은 곧 한 줄기 희망이 되었다.


그날 이후,

조금씩 아내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마음에 자리잡은 우울이라는 커다란 바위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단순히 시간이 지나서가 아니라,

아내의 정성이

바위의 결을 찾아 정을 계속해서 내려꼿은 결과였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나는 다시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아내에게 힘이 되고 싶다.

아주 작은 것부터라도.


내게 전해주었던 그 말들을,

이제는 내가 건네고 싶다.

"고마워."

"잘하고 있어."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