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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준영 Feb 07. 2020

히말라야 길섶에서 만난 사람들

필름사진 

사람의 얼굴 속에는  인생이 들어있다. 


거칠고 억센 환경에서 자라는 이름 모를 꽃과 풀이 있듯이, 그들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낯선 자의 뷰 파인더에 담긴 이들의 표정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나의 행동에 이들의 기분이 상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조심스레 물어보고 필름 카메라와 아이폰을 번갈아 가며 이들의 얼굴을 기록했다. 


50mm 단 렌즈로 촬영을 하였기에, 가까이 다가가야만 했다. 어려웠다. 


허락을 구했으며, 웬만하면 아이폰에 있는 사진을 그들에게 보여주며 원한다면 그 자리에서 이메일로 바로 보내주었다. 


이 사진에서는 어떤 이는 성자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며, 사기꾼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가가는 사람에 의해 오브제는 다양하게 변한다. 


거리의 거지도 성자로, 사원의 수도승도 사기꾼으로 변하는 것은 한 찰나이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듯 '참'과 '거짓'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한 예로 파슈파니트 화장터에서 마주친 그럴듯하게 보이는 구루(수도승)들은 카메라를 든 모든 이들에게 같이 촬영을 할 것을 제안하며 얼마 되지 않는 돈을 요구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그들은 마치 전문 모델이듯 익숙한 자세로 여러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의 카메라에 담긴 이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은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있다고 생각된다. 


히말라야 길섭에서 만난 이름 모를 이들을 
오늘도 그리워하며 




포카라  유스호스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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