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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Apr 22. 2022

5월 중 출간 예정입니다^^::  

career는 job과 동일하게 '직업'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커리어는 '그 사람이 어떤 커리어를 밟아왔냐?'라고 묻듯이, 특정 시점의 직업보다는 '개인이 쌓아온 일의 여정'을 표현하는데 적절하다.


윤여정 배우는 '배우'라는 직업을 50년 이상 유지해 왔지만, 그의 커리어는 50년 동안 참여한 작품을 통해 표현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름다움과 깊이를 더해간 윤여정 배우와 달리 화려하게 등장해 쓸쓸히 사라져 버린 배우들도 많다.

그들은 배우라는 일을 떠나 새로운 일을 선택해 커리어를 쌓아간다.


일은 개인에게 생계유지의 수단이자 자아실현의 수단이다.

나는 이를 밥과 꿈이라 표현한다.

밥을 먹지 못하는 일은 배고프고,

꿈을 꾸지 못하는 일은 초라하다.

밥과 꿈이 조화를 이루어야 일로 채워가는 삶이 풍요롭고 행복하다.


밥과 꿈이 조화를 이루는 지점은 일의 특성과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

교사는 일의 특성상 밥 보다 꿈이 커야 한다.

그래서 사회는 교사들이 돈 보다 미래 인재를 잘 키워내는 꿈을 키워낼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제공한다.

기업인은 일의 특성상 꿈 보다 밥이 커야 한다.

아무리 멋진 꿈과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가라 하더라도 월급을 못 주면 처벌을 받게된다.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개인은 저마다의 역량과 상황에 따라 밥과 꿈의 좌표를 찍어야 한다.

먹고살 길이 막막한 상황이라면 밥의 비중을 키워야 한다.

다행히 밥걱정을 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꿈의 비중을 더 키울 수 있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배우 생활을 시작한 윤여정 배우가

 '배고플 때 연기가 잘 되더라'는 말을 한 건 밥 먹고 사는 것이 절박하던 상황의 표현이었다.

60세가 넘어 '출연료와 상관없이 작품을 고르는 사치를 누리기로 했다'고 결정한 것은

밥 걱정을 덜어 꿈에 더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출연료를 양보하고 선택한 작품이 '미나리'였고,

그렇게 선택한 작품이 한국 배우 최초 오스카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밥과 꿈의 비중을 상황에 맞게 조율해내면 일 이라는 도구가 주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밥과 꿈의 비중은 개인의 역량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내 역량과 상황에 맞춰 커리어 좌표를 찍고 이뤄내며 일로 채워가는 나의 삶이 행복해진다.

나에게 맞는 좌표를 찾고 이뤄가는 여정이 커리어 피보팅이다.


피보팅의 사전적 의미는 '물건의 중심을 잡아주는 축'으로 스포츠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농구골대에 골을 넣기 위해 한 발로 중심을 잡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된다.

피보팅이 비즈니스 영역에 사용되면서 '수익을 찾기 위해 사업모델을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매장에서만 식사를 제공하던 유명식당들이 코로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업이 수익을 찾기 위해 사업모델을 전환하듯이

개인은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커리어 피보팅을 한다.


일은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인생의 행복을 좌우하는 동반자이다.

하지만, 단박에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대다수는 일의 경험을 쌓아가며 피보팅을 통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게 된다.


나 역시 20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나에게 맞는 일을 찾기 위해 커리어를 피보팅했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이 그렇듯이 시험 성적에 맞춰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관심사와는 너무 먼 전공 공부 덕분에(?) 대학 졸업 후 법학과로 편입하게 되었다.

5년의 시간을 쏟아부어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변호사로 일하게 되었다.

내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다시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것은

'전공 공부에 대한 실망감'과 '변호사'라는 직업이 주는 안정감과 사회적 지위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변호사를 해보고 나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나 : 나는 밥 보다 꿈이 중요한 사람이다.

일 : 옳고 그름의 '법' 보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법'이 좋다.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고 주장하는 법을 다루기보다는

나도 좋고, 너도 좋은 방법을 찾는 법을 원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의뢰인과 상대방을 설득해 조정, 화해로 결론을 내리려 애썼고,

다행히도 좋은 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

이후 나의 이러한 윈윈의 특성이 비즈니스라는 영역의 본질과 잘 맞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과 꿈이 함께 가야 하는 사람이라 

나의 성향이  반영된 비즈니스 분야가 스타트업 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와 일에 대한 좌표를 찍고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이재웅이라는 투자자를 만나게 되었고, 그와의 만남이 창업가 장단의 시작점이 되었다.

물론, 창업가 장단이 창업가로서 밥과 꿈의 조화를 이뤄가는 데는 또 다시 10년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커리어 피보팅으로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은

나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역량과 시간이라는 자본을 투자해 꿈과 밥의 목표점에 이르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커리어 피보팅이 '창업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설명한다.

고객이 내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좋아해 줄까 고민하기보다는

내 맘이 원하는 바를 깊숙이 쫓아 일로 실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고용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건 고작 20년 길어야 30년 남짓이다.

스스로가 판단해볼 때,

일로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큰 사람이라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스스로를 고용하는 삶을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는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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