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조선에 연재하는 두 번째 칼럼이 공개되었다.
'실패해도 도전한다'는 제목으로 원고를 보내지 않았는데, 아마도 편집팀에서 붙인 제목인 것 같다.
솔직히, 실패라는 단어가 담고 있는 창업가의 처절한 현실을 담지 못하는 제목이 불편하다.
미디어를 가득 채우는 스타트업들의 성공 소식 뒤에는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하는 무수한 창업자들의 오늘이 존재한다. 그런 창업가들의 고분군투를 가까이서 지켜보는 나에게 성공과 실패로 나누어 표현되는 스타트업의 현실은 못내 아쉽고, 미안하다.
얼마 전 지난 10년 동안 고분군투 했던 스타트업의 파산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거액의 연봉을 누리며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던 그들이 도전을 선택해 10년 동안 마주하게 된 현실은 정말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드디어 수익분기점을 맞췄다며 드디어 고통의 터널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주어 나 역시도 함께 기뻐했던 기업이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올해 들어 상황이 악화되었고, 급기야 파산에 이르게 되었다.
6년 전 회사에 합류해 창업가처럼 일했던 조이너는 끝까지 남아 창업자들을 도우려 했지만
더 이상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이 되어 퇴사처리를 했다고 한다.
그는 경영상황 악화로 동료들이 회사를 탓하며 떠날 때에도 묵묵히 남아 닥치는 대로 업무를 챙겨 왔던 이였다.
그런 그가 퇴사처리를 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고 하니 더 이상은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 같다.
정부가 창업의 시작을 돕는 것도 필요하지만
열심히 노력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맞게 된 창업가를 돕는 지원책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들이 쌓아온 경험과 열정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우리의 공공재'이니 말이다.
물론, 창업자 스스로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실패를 관리해야 한다.
살아남은 창업가들은
실패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를 관리해서 살아남은 것이다.
창업가들이 실패를 잘 관리해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길
실패의 경험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