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장단 오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맛나장단 Jan 14. 2023

김혜자 배우님 수상 소감_눈이 부시게

내게 온 사람과 문장들

오늘 아침은 김혜자 배우님의 말과 글로 시작했다. 


최근 펴낸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에 감사해."

우리들의 배우 김혜자의 연기, 인생을 담은 책이다.

80세를 넘기며 살아온 생을 정리하고 싶었다고. 

이 세상 소풍을 떠나는 날, 

"생에 감사해"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김혜자 배우님의 삶이 켜켜이 닮긴 얼굴 사진은 책을 펼치지 않아도 그 안에 담긴 내용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수줍지만 강단 있게 본인의 생각을 건네는 모습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 애써온 한 인간의 삶이 농축된 느낌이다. 

인간 김혜자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을 뿐이라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작가와 연출가가 의기투합해

한평생을 연기에 바쳐온 대배우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싶은 마음의 결과물인 것 같다.

그런 마음을 잘 아는 배우님은 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대본으로 수상소감을 전했고.


----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했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오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 가지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눈이 부시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에겐 단지 ‘나이 듦’과 ‘아직 나이 들지 않음’ 이외엔 아무런 다름이 없다는 것을 드라마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눈부신 시절’들을 같이 느껴보고자 했다.....이 드라마는 ‘김혜자’라는 배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었다.


김석윤 감독

매거진의 이전글 터득골 삶디자인학교 북토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