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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an 15. 2023

우리가 커서 원하는 건 "행복"

돈이 아닌 것들을 파는 가게 : 남형석 산문집

내가 다섯 살 때 엄마는 행복이 삶의 열쇠라고 늘 일러주었다. 

내가 학교에 갔을 때 그들은 내게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나는 '행복'이라고 적었다. 

그들은 나더러 '숙제를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인생을 이해하지 못했는데요'

- 존 레넌-


책을 선물 받았다. 

선물해 준 이의 마음이 고마워 읽기 시작했는데 

문장이 섬세하고 좋아서 단숨에 읽게 되었다. 

책은 내가 그동안 내가 잊고 살아왔던 것들을 꺼내어 주었다. 


 세상의 변화 대신 나만의 고유한 매력

 치열한 경쟁 대신 느슨한 연대와 환대


책 "돈이 아닌 것들을 버는 가게"는 작가님이

10여 년의 직장생활 동안 떠밀려가며 살아야 했던 자신에게 

봄방학을 선물하며

 본인을 위해,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만든 

공유서재, 첫 서재를 준비하고, 운영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내게 이 책이 왜 좋았을까? 생각해 봤더니

"밥벌이의 지겨움"을 덜어내기 위한

첫 서재라는 해결방법의 참신함이 내 맘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나는 일고민이 가득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런 이들과 내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이직(취업)이나 창업" 이 주요한 해결방법으로 작용한다.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3년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직(취업)이나 창업"이라는 무거운 선택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책에는 

"돈이 아닌 것들을 버는 가게"를 준비하는 과정과 

운영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땀내 나는 일상과 다정한 일상이 

사랑스러운 문장들로 기록되어 있다. 


"돈 버는 삶"에 지친 저자가 찾아낸 방법은 

"돈이 아닌 것들을 버는 삶"을 20개월 동안 보내면서

하고 싶었던 일(작가)에 다가가 보는 것이었다.

그런 그가 만들어낸 '첫 서재'에는 삶의 고민을 안은 이들이 

그가 만든 공간과 시간을 함께 하며 나름의 해법을 찾아간다. 


책 제목처럼 돈이 아닌 것들을 버는 가게라서 

셈 없이 진정성을 주고, 받을 수 있었고

시한부 운영이라는 한계도 있었지만

저자가 남긴 20개월의 시간은 

저자 본인과 첫 서재를 찾은 이들 모두에게 

더없이 행복한 기억을 안겨주었음은 분명하다. 



"어른이 되어 처음 맞는 봄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나는 어디에 가닿아 있을까.

학창 시절의 짧은 봄방학은 늘 길고 익숙했던 한 세계와의 작별이었고 

그 끝은 미지의 진입로와 맞닿아 있었다. 

어김없이 그랬다.

지금의 나 역시 그때와 같을까.

길고 익숙했던 세계를 벗어나 처음 보는 삶의 모양과 운명처럼 조우하게 될까.

아니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원래 자리로 무덤덤히 귀환할까.

나는 어떤 존재가 되어 있을까." 193p


봄방학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저자는 

어디쯤 닿아있을지 궁금해졌다. 

인덱스숍에서 북토크를 진행해 보자고 연락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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