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장단 오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맛나장단 Jan 29. 2023

소설 불편한 편의점, JTBC 세 개의 전쟁

콘텐츠로 들여다보는 세상살이 

지난 설연휴는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매력에 푹 빠져지냈다. 

텍스트로 읽는 소설인데도, 선명한 묘사와 캐릭터가 살아있는 등장인물 덕에 

영상 콘텐츠를 보는 것보다 몰입감이 좋았다. 

소설은 편의점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를 배경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겪고 있는 일상의 고통과 소소한 즐거움을 

냉정하면서도 다정하게 전달한다. 


각 잡고 읽어야 하는 무거운 책만 보다가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더니

텍스트가 주는 매력을 재발견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불편한 편의점 덕분에 연휴 동안이 줄곧 즐거웠다. 

소설은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가 뛰어났지만, 

소설 속에 등장하는 편의점, 수제맥주, 병원 비즈니스, 투자와 관련된 내용에도 

디테일이 느껴졌다.

먹고, 살기 위해 이 일 저 일 다해본 것 같은 내공이 느껴져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았다. 


영화·만화·소설을 넘나들며 온갖 이야기를 써나가는 전천후 스토리텔러. 1974년 서울생.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인 영화사에서 공동 작업한 시나리오 「이중간첩」이 영화화되며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두 번째 직장인 출판사에서 만화 기획자로 일하며 쓴 「실험인간지대」가 제1회 부천만화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만화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같은 출판사 소설 편집자로 남의 소설을 만지다가 급기야 전업 작가로 나섰다. 이후 ‘젊은 날 닥치는 대로 글쓰기’를 실천하던 중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로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소설가가 되었다.


장편소설 『망원동 브라더스』(2013), 『연적』(2015), 『고스트라이터즈』(2017), 『파우스터』(2019)와 산문집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2020)를 펴냈고, 영화 「이중간첩」(2003), 「태양을 쏴라」(2015)의 시나리오와 「남한산성」(2017)의 기획에 참여했다. 2021년 『망원동 브라더스』에 이은 ‘동네 이야기’ 시즌 2 『불편한 편의점』을 출간했다.


일반 직장생활에 대한 경험은 없는 것 같고

영화사 시나리오 작가, 출판사 만화 기획자를 거쳐 2013년부터 전업작가로 살아왔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배경 덕분일까?

그의 소설은 인물과 장면에 대한 묘사가 다른 작품에 비해 훨씬 생생하다. 

소설 속에는

인생은 어차피 문제해결의 연속

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그가 직장생활을 거쳐 전업작가로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에게 되뇌었던 말이지 않을까.

글쓰기 인생 20년 만에 100만 부를 출간한 베셀작가가 되었으니 

새롭게 맞이하게 된 문제의 모습은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텍스트 콘텐츠가 주는 재미를 듬뿍 안겨준 '불편한 편의점'에 이어 

앉은자리에서 내리 3편까지 독파한 'JTBC-세 개의 전쟁'은 

영상이라는 매체의 매력을 듬뿍 누릴 수 있었던 콘텐츠였다. 


세 개의 전쟁은 

러시아 vs.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전 세계의 겨울 전쟁

COVID-19로 인해 '핀볼'처럼 증폭된 패권 전쟁

가장 북쪽의 땅, 스발바르가 예고하는 기후 전쟁

을 다루고 있다.


독재자의 욕망과 국가 간 패권 경쟁 속에 

지구촌 곳곳은 다음 세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후위기를 겪고 있다.

우리 모두 막연하게나마 인식하고 있지만 깊이 있게 인식하기 어려운 주제인데, 

다큐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살펴보고, 고민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다큐의 내용보다 신선하게 느껴졌던 부분은 

다큐가 JTBC총괄사장을 역임했던 손석희 님의 현업 복귀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재테크 관련 정보가 넘쳐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무겁지만 피할 수 없는 주제의 내용을 전하는 콘텐츠의 구성에 

진행자로 나선 손석희 님의 무게감과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책은

김호연 저자 개인의 상상력과 필력을 자원으로 하기에 창작에 들어가는 여타의 비용이 크지 않다. 

대신 콘텐츠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저자는 

불확실하고도 불안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감수하고

수많은 시간을 쓰고, 또 쓰고, 다시 쓰며 오늘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큐는

작품의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시간과 돈이 투입되어야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다.

'세 개의 전쟁'은 손석희라는 상징적 인물이

 전문가 팀과 함께 1년의 시간과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만든 결과물이다.

창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큰 만큼 진입장벽 또한 높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두 개의 콘텐츠를 보며 

그 매력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김호연과 손석희라는 생각을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가 커서 원하는 건 "행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