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이만규 대표 : 롱블랙
나는 책공간이 건네는 다채로움을 사랑한다.
지역 여행을 떠나면 지역의 도서관과 책방 방문을 여행 일정에 넣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내가 아난티라는 브랜드를 알게 된 것은
호텔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책방 "이터널저니"를 찾아가면서였다.
적당히 인기 있는 책들을 모아놓은 여느 호텔들과 달리
이터널저니는 나름 책 공간에 대한 진심과 전문성이 느껴졌다.
생각했던 것 보다 서점 규모가 커서 아늑한 느낌을 해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동네책방의 소박함에 대한 대안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관심갖게 된 아난티가 공간을 확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세우며 확장하는 기존 브랜드 호텔, 리조트들과는
결이 다른 플레이어가 나타났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물론, 에어비앤비나 스테이폴리오 같은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매력적인 공간들이 생겨났지만
아직, 기존 플레이어들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지는 못한 상황이다.
아난티는 우리 것은 초라하고, 남의 것은 대단하다고 바라보는
우리 안에 존재하는 열등감을 깨부수며
우리 다운 매력을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확장해 가고 있다.
문화적인 매력을 듬뿍 담아낸 공간을 20년 동안 만들어온 이만규 대표가
아난티가 제공하는 매력의 본질이 "청소와 밥"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우리다운 매력이 뛰어나도 결국 "업의 본질"에 충실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냉철한 현실인식에서 일 것이다.
그런 그가 업의 본질을 유지하기 위한 직업정신으로
힘든 순간을 극복해 내는 것
이라고 답한 대목에서 이상과 현실의 갭을 줄여가는 직업인의 투지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