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소상 훕훕베이글의 성장기
지인의 소개로 훕훕베이글 박혜령 대표를 만난 게 10년 전이었다.
작은 기업가에 대한 애정이 넘치던 나는
홍대 앞 "잘 나가는 베이커리"의 매대를 빌려 베이글가게를 시작한 박혜령 대표를 찾아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빵을 구우며 살겠다"는 그의 결심이 귀하고, 소중하게 여겼던 나는 그 결심이 더 큰 꿈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훕훕베이글을 알리며 응원했다.
그러던 지난해에 내가 인덱스숍의 운영을 맡게 되면서, 커피와 함께 곁들일 베이커리를 훕훕베이글을 통해 해결해 볼 요량으로 박혜령대표에게 도움을 청했다. 훕훕베이글은 코로나 전에 마켓컬리에 입점하면서 전에 경험하지 못한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었다. 베이글 판매로 자신감을 얻게 된 훕훕베이글은 아이템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던 상황이라, 신제품으로 쿠키를 만들어 인덱스숍에서 테스트 삼아 팔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사브레 모양의 쿠키였다. 쿠키는 인덱스숍뿐 아니라 마켓컬리에도 출시해 판매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판매가 저조했다. 훕훕베이글이 갖고 있던 베이글에 대한 명성이 쿠키까지 전달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훕훕베이글은 손은 많이 가고 수익은 저조한 쿠키 판매를 9개월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나는 모처럼 훕훕과 함께 의기투합해 진행하려던 프로젝트가 소득 없이 끝나니 아쉽기도 하고, 서운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훕훕베이글은 쿠키프로젝트의 실패를 인정하기로 하고, 다시 "베이글"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베이글에 기반해 새로움을 더해보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그 결과로 탄생하게 된 것이 GS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하게 된 베이글샌드다. GS가 각 잡고 홍보해 준 덕에 베이글 샌드는 출시 첫 달부터 기대 이상의 매출을 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마켓컬리가 온라인 유통으로 매출의 신기록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GS25는 오프라인 유통을 통해 매출의 신기록을 이뤄내는 파트너가 되어준 것이다.
남들 보다 조금 먼저 시작해 묵묵히, 충실히 성장해온 훕훕베이글은 시대가 준 기회를 지렛대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혜령 대표는 마켓컬리도, GS25와의 파트너십도 언젠가는 끝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의 노력이 빛날 수 있도록 다가온 플랫폼이 제공하는 기회를 잘 누리되, 그들의 도움 없이도 홀로 설 수 있도록 자사몰과 자사 매장을 확장을 위해 오늘도 젠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남의 가게 매대를 빌려 시작한 훕훕베이글이 거쳐온 지난 10년은 "매력소상"으로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귀한 자료가 될 것 같아 그 여정을 상세히 적어보았다. 또 다른 훕훕베이글이 생겨나 우리 사회에
잘 먹고, 잘 사는 매력소상이 넘쳐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