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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Jun 11. 2023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선택한 별무리학교

"학교생활은 만족하시나요?"

"이런 환경을 누릴 수 있으니 진짜 감사하죠"

-별무리 학교 재학생-


"어떻게 별무리 학교를 만들게 되셨어요?

"원래는 좋은 교육을 공부하는 기독 교사들의 모임으로 시작했어요. 박현수(별무리학교 명예교장) 선생님이 공부만 하지 말고 학교를 한 번 만들어보자고 하시는데, 이 분과 함께 라면 뭐든 해보겠다 싶어서(감동!!) 합류하게 되었죠. 모아놓은 돈이 하나도 없어서 대출받아 충당금 마련해서 땅 사고, 집 지었는데 이젠 빚이 하나도 없으니 부자가 되었네요. 핫핫"

-별무리 학교 공동설립자 박한배 선생님-


1박 2일 일정으로 금산에 있는 기독 대안학교 별무리학교에 다녀왔다. 

별무리학교는 학교를 중심으로 전원마을을 이루고 있다. 

별무리학교의 시작은 "좋은 교육"을 공부하는 기독 교사 모임이었다. 

"대안 교육을 직접 만들어보자"라고 제안하신 박현수 선생님과 그런 박현수 선생님이 하자시니 묻고, 따지지도 않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박한배 선생님 부부가 총대를 메고 시작했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보겠다고 깃발을 든 그들을 후원해 준 것은 기독교사모임이었다. 


학교가 생겨난 과정은 여느 스타트업의 성장과정과 다르지 않았다. 

3명 선생님의 의기투합

동참하는 기독 교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2만 평의 부지를 확보하고, 

후원금을 받아 학교 건물을 세워 2012년 처음으로 학생들을 모집해 운영한 이래 

10여 년의 시간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박한배 선생님은 학교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5년 동안은 월급 없이 살아갈 각오를 했다고 한다.

(다행히 160만 원 정도는 받았다고^^:;)

지금은 별무리학교 선생님들은 공무원 호봉제에 맞춰 급여를 받고 있다고 한다.


별무리 학교를 세웠던 박현수 명예 교장 선생님은 이제 학교를 후배들에게 맡기고 

제주로 떠나 대안 대학(몬드라곤 팀아카데미)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별무리학교에서 시작한 교육이 대학으로 이어져야 완전체가 된다고 생각하신 거다.

아직 만나 뵌 적은 없지만 박현수 선생님은 신념을 현실로 만드는 찐 체인지메이커 이신 것 같다. 



별무리학교가 여느 학교와 다른 점은 학교와 함께 전원마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산의 후미진 곳에 2만 평의 부지를 확보해 선생님들께 100평씩 주택 부지를 분양했다. 

선생님들께 분양된 100평의 주택 부지 외의 토지는 모두 학교재단 소유로 돌려 "모두의 행복"을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 

별무리학교는 별무리 전원 마을 안에 위치해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평생을 빚을 갚으며 살아야 하는 도시인들과 달리 

시골 대안 학교 교사의 길을 선택한 별무리학교 선생님들은 

100평의 부지에 그림 같은 2층집을 지어 싱그러운 공기를 누리고 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통합교육을 하는 별무리학교는 

초등학생들의 경우 교사들의 가정집에서 하숙을 한다.

부모님을 떠나 공부하는 환경이지만 학교에서 또 하나의 가족을 만나는 셈이다. 

아침 산책을 하는 길에 만난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은 등굣길에 신기한 풀벌레를 만났는지 

모두가 동그랗게 모여 "자연의 신비"를 관찰하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아침 산책길에 아이들의 너무나 당연하고도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울컥" 감사의 마음이 밀려왔다.


별무리 마을에 새로 오픈한 카페는 졸업생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빵을 전공한 졸업생이 학부모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 레시피를 만들어 빵을 굽고

방학과 휴학 기간을 활용해 학교를 찾은 졸업생들이 카페에서 실무를 담당한다.

학교는 졸업생들이 언제든 학교를 찾아 머물 수 있는 숙소도 갖춰두었다.

학교로 만들어진 인연이 평생을 두고 이어지는 거다. 

(왜,,, 글을 쓰는데 눈물이 나려고 하는지^^:;;;)


별무리학교는 

"학교"의 역할은 "평가"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학교의 운영 곳곳에 세심하고도 따뜻하게 반영해 실현하고 있었다. 

등교길에 만난 풀벌레로 신난 초등 아이들(좌), 별무리학교 내 카페에서 일하는 졸업생들(우)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금산군 입장에서는 학생수가 300여 명에 달하고, 70여 명의 교직원에 나 같은 외부인도 드나들게 되는 모양새가 반가울 따름이라 각종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별무리학교 인근 마을에도 인구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집을 떠나 외지로 나갔던 자식세대가 다시 돌아오는 흐름이 생겨난 것이다. 


별무리학교는 학생 개인의 성장 속도와 관심 분야에 맞춰 맞춤형 학점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일방적 티칭 방식이 아닌 프로젝트 수행하고 있다. 

8개월의 어학연수를 통해 글로벌 감각을 익히고

크롬북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익히고

학생수 보다 더 많은 밴드 회원수가 증명하듯 일상 속에서 음악을 즐기며

지역의 축구장과 승마, 골프시설을 맘껏 이용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갖추고 있으니 

"배움은 즐거운 것"이라는 사실을 누리며 성장할 수 있다. 


진로의 날을 맞아 각자 갈고 닦은 재능을 보여주는 아이들(좌) 진로 축제의 먹거리 장터는 전국에서 오신 부모님들이 운영한다(우)
밴드 정원이 학교 정원보다 많을 정도로 밴드 활동을 즐기는 별무리 아이들


하지만, 학교 시설과 커리큘럼 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딴 세상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이었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학교 안에서는 작은 재능이라도 슈퍼스타로 대접받는 모습에서 "사는 맛"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당연히 별무리학교도 "입시"라는 제도적 허들 앞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는 10여 년의 시행착오를 거쳐 

"좋은 대학 입학이 목표라면 별무리는 맞지 않는 선택"이라고 사전에 알려 

"좋은 대학" 대신 "좋은 교육"을 바라는 학부모님들과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다. 


아이들은 입시제도 앞에서 스스로 제도권 편입을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자기 주도적인 교육과정 속에서 역량을 키워 나름의 방식으로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 

국내 대학에 진학할 경우 

대안학교 전형, 검정고시 전형등 별무리 교육에 맞는 전형을 활용하거나 

수능을 선택해 대학에 진학하고 

미네르바스쿨, 몬드라곤 팀아카데미 혹은 해외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내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의 경우는 대학 입학 후 주도적인 학습 과정을 통해 

원하는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별무리에서 보낸 1박 2일의 시간은 치열한 현실에 묻혀 

교육의 의미와 힘을 잊고 살았던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안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 특히 신앙인이라면 별무리학교를 선택지로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특별히 홍보하지 않아도 

지인소개로, 언니, 오빠를 따라 학생수가 늘어나고 있는 별무리 학교는 

의대나 인서울 진학이라는 목표에 함몰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합리적이고도, 만족도 높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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