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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맛나장단 May 03. 2020

도대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아야 하나요

내 일을 만나는 커리어 가이드

"신입 직원이 어느 정도 스스로 업무를 판단하고 처리할 정도의 업무역량을 갖출 때까지는 2년 정도가 필요합니다. 신업 직원이 이러한 역량을 갖추게 될 때까지 기업 입장에서는 급여와 교육비를 포함해 1인 당 1억 원이 넘는 비용을 지출하게 되고요. 그런데, 갈수록 신입사원의 퇴사 비율이 늘어가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공채를 취소하고 수시 채용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시 채용을 하다보면 당연히 일의 경험을 있는 사람을 선호하게 되고요."    대기업 인사담당자 A


  대기업 공채를 공들여 준비했지만 매번 마지막 단계에서 탈락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미국 기업에서 1년 넘게 인턴으로 일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학점관리도 잘했고, 어학실력에 일의 경험까지 갖춘 인재였는데도 대기업 문턱을 넘어서기 어려웠습니다. 번번이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고 보니 눈높이를 낮춰 작은 기업에 지원해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기업에서는 그의 스펙이 너무 훌륭해 불합격 통지를 건넸습니다. 오래 다닐 것 같지 않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결국, 그가 선택한 방법은 공무원 시험 준비였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커리어를 꿈꿨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보니 더 늦기 전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보기로 한 겁니다.


   대한민국은 1960년 이후 고속성장을 해왔습니다. 정부는 몇몇 기업들에게 성장의 기회와 자원을 몰아주었습니다. 그로 인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 기아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고용환경이 급변하게 되었습니다. 외환위기로 직원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기업들은 정규직 채용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채용을 늘려갔습니다. 비정규직 증가로 고용 시작은 양극화가 일어나게 되었고, 20년이 흐른 오늘날 초등학생들이 장래 희망을 '정규직'이라고 적는 슬픈 현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줄어드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은 앞으로도 고용환경이 악화될 수밖에 없음을 예견하게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고용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전반적인 경제환경과 고용환경의 변화 속에서 가장 고통받는 세대가 바로 청년세대입니다. 이들에게는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잡는 것 부터가 높은 허들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회사에서 신입 대상 비즈니스 입문교육을 마치 회사에 다니는 것처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이 허들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서 였습니다. ( https://www.joinstartup.co.kr/rookie-up )




  저는 지난 4년간 2000명이 넘는 취준생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며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을 가까이서 보고, 듣고, 느껴왔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낯설고도 험한 길에 관심을 보인 친구들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차곡차곡 미래를 준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고, 자격증, 어학 등 세상이 원하는 스펙을 쌓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상황이 점점 더 어려워지다 보니, 동아리 활동마저도 관심과 취미가 아닌 취업준비에 도움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 참여합니다. 취미 동아리, 종교 동아리가 점점 더 줄어드는 가운데 부자동아리, 투자동아리로 지원자들이 몰려드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좁아들고, 취업 이후라 하더라도 불안한 고용상황에 내몰리게 되는 현실을 인식하게 된 청춘들은 3년을 투자해 30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사회초년생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해 맞이하게 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이를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정 없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기보다는 기한을 정해 도전하고, 설혹 실패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두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20대의 5년을 시험 준비에 쏟았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저야 운 좋게도 시험에 통과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얻을 수 있었지만, 함께 공부했던 선, 후배와 친구들 중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 중 스스로가 정해놓은 기한 내에 도전하고 다른 선택을 한 이들 중에는 고시 합격보다 더 큰 성공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패가 더 큰 절박함으로 작용했고, 목표를 두고 도전했던 시간이 스스로 목표로 하는 바를 이뤄내는 실력으로 쌓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한을 두지 않고 한 해, 두 해 시험만 붙들고 있던 이들 중에는 결국 제대로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도대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아야 하나요? 

  들여다볼수록 막막한 현실 속에서 2020년 4월 카카오가 발표한 채용 연계형 인턴십 공지는 여러모로 혁신적인 모습이 엿보입니다. 카카오는 개발과 서비스, 비즈 분야로 나누어 채용하되 세부 직무 배치는 인턴십 이후 정직원 채용 과정에서 배치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카카오는 기업의 지향점에 대해 공감하는 인재와 함께 하기 위해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입니다. 카카오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진정성 있게 깊은 고민을 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 ‘카카오’라는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세상을 바꿀 서비스를 기획하고 이끌어갈 사람"이라는 기준을 내걸고 신입 공채에 나선 것은 다른 기업은 물론, 대한민국 교육 현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신입 취업의 현실은 개인적인 노력을 넘어 기업과 정부 정책이 함께 해결방법을 찾아가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업과 정부의 노력을 기다리기에는 개인의 시간은 짧고, 소중하기에 스스로 돌파하고 해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 시절 방학과 휴학 기간을 활용해 일의 경험(창업과 취업)을 쌓아 대기업 취업에 성공한 이윤주님 사례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효과적인 해법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눈높이를 낮춰 당장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취업해서 더 나은 직장으로 이직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제가 만난 서재원님은 조금 눈을 낮춰 직장을 선택해 경험을 쌓아 대기업으로 이직한 사례에 해당합니다. 스타트업으로서도 시작 단계에는 높은 기준을 두고 채용할 수 없는 상황이니,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물론, 좋은 기업을 선별하는 눈이 필요하긴 하지만. 남이 나를 고용해 주기를 기다리기 보다 다양한 재능플랫폼을 활용해 돈을 벌어보거나 공모전에 참여해 보거나, 창업프로젝트를 도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서 창업프로젝트라고 표시한 이유는 섣부른 창업은 하지 않았으면 해서 입니다. 무모하게 시작해 개인 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힐 수도 있으니까요. 내가 감당할 수 있을만큼의 예산으로 일의 경험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하되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게 되었다면 진지하게 창업을 고민해 보는게 좋습니다. 


신입이 어떤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고, 어떤 기업을 선택해 일의 경험을 쌓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시 전해드리겠습니다. 제 도움이 필요한 취준생이라면 제게 도움 청해주세요. 함께 고민해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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