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내 인생의 선생님들"을 찾아뵙고 있다.
그중 한 분은
이우학교 (이제는 퇴임해 프로그래머로 변신 중인) 김주현 선생님.
김주현 선생님과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는
청소년 대상 기업가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기로 했지만,
학교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우리에게 김주현 선생님은 천군만마처럼 나타나
학교의 문을 열어주셨다.
김주현 선생님은
듣도 보도 못한 교육프로그램을 들고 온 우리에게
"해보라"라고 숨구멍을 열어주셨다.
선생님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 덕분에
우리는 이우학교에서 공교육형 테스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다음 해부터는 서울 경기 저역 10개 학교로 확대해
오늘날에는 동료들이 창업한 "프리윌"에서
전국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조인스타트업 역시 앙트십스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주현 선생님은
"좋은 프로그램이니 시간을 내준 것일 뿐"이라며
"나는 한 게 아무것도 없다"라고 하시지만,
선생님께서 주신 기회와 신뢰 덕분에
우리는 "생각만 하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다시금 "내어주기의 힘"을 실감하게 된다.
김주현 선생님이
세상의 변화에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우학교가 대안학교로 시작한 학교라서 비교적 교사의 자율권이 컸고,
(지금은 대안형 특성화고등학교로 공교육에 편입)
선생님이 이우학교에 정보 & 진로 교사로 합류하시기 전에
은행에서 일한 경력을 통해 배운 것들이 더해져서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진로교사로 일하시면서
"교육자"라는 중심축을 잡고
스타트업 세상을 지켜보고, 먼저 경험해서
아이들에게 연결해 주셨다.
그런 선생님께서 20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프로그래머로서의 인생을 시작하셨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으니
이제는 다시 프로그래머로 돌아가
학교 현장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하신다.
첫 프로젝트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정보격차가 심각한 맞춤형 대입전형 정보를 안내해 주는 AI서비스란다.
2~3년 정도 진로 교사를 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초심자와 학부모들에게는 "눈 돌아가게 어려운" 것이
입시정보라는 생각에서 란다.
집에서도 멀지 않고
광화문 교보문고를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공유오피스에 자리를 마련해
인공지능기술을 공부하면서 서비스 개발을 해보니
뭐가 뭔지 모르고 일하던 사회초년생 시절 때와는 달리
"배우는 재미가 있다"며
"멋진 프로그래머 할아버지로 살련다"라고 함박웃음을 건네신다.
선생님을 따라 나도 웃으며
"일은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정성을 들이는 것"
이라는 말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