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툭 툭 툭~ 새벽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

셸 위 댄스 -인생의 여정을 소개합니다.

by 장하늘

125화

(별별챌린지 3기 -35일 차)





노루귀 (꽃말: 인내)



툭 툭 툭~ 새벽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


고부간의 갈등, 집집마다 고부간의 갈등에는 원인이 다양하다. 나 또한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이런저런 갈등이 있었다. 나는 나이가 어렸고 시어머님은 평범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대화 같은 대화를 나눈 적도 거의 없다. 서로 속내를 드러내며 대화할 수 없다는 건 서로에게 벽을 만든다. 그렇다고 시댁 사람들과 속내를 모두 드러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안될 말이다. 남편과도 마찬가지다. 서로 모든 진실을 다 이야기하고 민낯을 드러내는 게 좋은 일만은 아니다.




인간은 타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 어린 시절 나는 사람들을 이해해 보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최우선으로 엄마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의 엄마, 나를 이 세상에 나게 해 준 부모님인 엄마를 이해해 보고 싶었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고 많은 것들을 시도했다. 그리고 연애를 하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남편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 시어머님을 이해해 보려고도 했다. 그리고 이혼 후 만나게 되는 이성친구를 이해해 보려고 했다. 그리고 나의 절친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 또한 직장 생활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 내 몸을 통해 세상에 나온 아들을 이해해 보려고 하기도 했다.


나는 불혹이 넘어서 비로소 이해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했다. 인간이, '타자를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후 나는 타자를 함부로(강조하며)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처럼 부족한 인간이 타자를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노력을 할 때마다 더 좌절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기도 하고 다수의 사람들의 견해도 들어보고 지인들에게 묻기도 하며 여러 경우들도 고려해 봤다.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사유할수록 수렁에 빠지듯이 더 늪으로 빠져들 뿐이었다. 늪에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을 때 분쟁, 싸움, 분노, 좌절, 실망이라는 감정적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결국 나 자신이 매우 피폐해지는 것을 경험했다.


며칠 전 남자친구가 나에게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인간이 인간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네가 모두 이해될까? 모르겠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됐어. 나는 나 아닌 타자를 절대 이해할 수 없더라고.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 인간은 다른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어. 사람은 그 사람이 겪어온 과거, 현재를 모두 통틀어서 그 사람의 행동과 생각이 적립돼, 그런데 그런 사람을 내가 어떻게 이해하겠어? 모든 사람은 각자가 겪은 경험이 있어. 그 사람이 겪은 경험들을 모두 아는 건 불가능해. 그 사람이 이야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설혹 이야기한다고 해도 그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주일까? 나는 나조차도 이해가 안 갈 때가 있어. 그렇기 때문에 타자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아. 다만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야. 받아들일 정도의 범주면 인정하고 넘어가는 거지. 아~ 저 사람은 저렇구나. 그렇게. 만약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범주라면 상대방에게 이야기해야겠지. 그걸 상대방이 들어주면 고마운 거고 그게 안되면 이후 나는 판단해야지. 이걸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지."


이해와 용서는 인간의 몫이 아니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렇게 생각하게 됐다. 그건 신의 영역이라고, 나는 신이 아니다. 너무나도 인간이다. 불완전하고, 허점이 많고 실수가 많다. 내가 이해할 대상은 오롯이 나 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하는 행동, 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해할 필요를 절실히 실감한다. 나는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알아가고자 한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게 살면서 풀어 나가야 할 가장 큰 숙제이다. 나는 스스로에게 늘 법을 지키라고 주문하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세상을 즐기라고 독려한다.




2004년, 시어머님과 함께 살게 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시어머님과 살면서 나는 내내 일을 했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느라 시어머님과 함께 있는 시간은 짧았다. 서로 대화를 하거나 의견 충돌이 있을 것도 거의 없었다. 화장실이 문제였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반면 시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좋아진 것도 있었다. 남편이 적어도 집을 나가지는 않았다. 늦게 들어오는 날이 있었지만, 며칠씩 집을 나간 적은 없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밤잠을 설칠 일이 있었다. 시어머님이 밤에 몇 번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느낀 후였다.


새벽에 시어머님이 안방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시어머님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시어머님이 안방에 들어와서 방을 배회하다가 나가셨다. 잠결에 처음 그것을 인지했다. 이후 며칠 후에 다시 그런 일이 똑같이 발생했다. 그다음부터 밤에 잠을 편히 자기 힘들어졌다. 너무 놀라고 황당했지만 바로 남편에게 이야기하지 못했다. 언제 시어머님이 방으로 들어올지 몰라서 잠을 잘 수 없었다.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 잠을 자기 위해 방문을 잠그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문을 계속 두드렸다. 깜짝 놀라서 밖으로 나갔다.


시어머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셨다. 이후 며칠 후에 다시 또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시어머님께 무슨 일인지 물어봤는데 별말 없이 그냥 방으로 들어가셨다. 잠이 덜 깬 건지 의식이 있는 건지 잘 알 수가 없었다. 이 같은 일을 어떻게 시어머니께 말해야 할지 고민됐다. 그러나 잠을 계속 설칠 수는 없었다. 한동안 고민 하다가 시어머님께 며칠 전부터 반복된 일을 말씀드렸다. 그런데 시어머님이 시치미를 떼면서 그런 적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닌가? 나는 그때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시시비비를 따져야 하는 걸까? 증거라도 잡아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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