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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하늘 Sep 08. 2023

대방역 환승구간 충돌사건 2

지하철에서 생긴 일

지하철 1호선 이야기

라라크루




대방역 환승 추돌사건 2


9월 4일 지하철 충돌사고로 사무실에 있다가 근처에서 가장 큰 병원인 보라매병원로 갔다. 8시 30분쯤 도착했다. 종합안내데스크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다. 머리는 어지럽고 얼굴은 아프고 입에서는 계속 헛소리 비슷한 소리가 나왔다. "으~~~ 아파~~~"

20분 이상 앉아서 기다린 후 번호표 순서가 돼서 접수했다. 처음 왔다고 서류를 작성하라고 한다. 아파도 할 건 다 해야 한다는 게 답답하고 힘들었다. 어디가 아파서 왔냐고 해서 부딪혔으니 x-ray를 찍어봐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안내처에서 월요일은 정형외과 진료가 없다고 한다.


즈기여?

저 아파 듁겠다긔요~


중얼거리며 병원을 나와서 회사옆건물 작은 병원 정형외과에 갔다. 잠시 기다린 후  의사 선생님께 말했더니  빠른 조치를 해주셨다. X-ray 찍고, 얼굴에 초음파를 보더니 염증이 생겼다고 했다. 얼굴이 계속 붓고 있었다. 염증부위에 주사 맞고, 물리치료도 받고 링거로 진통소염제도 맞고 다시 사무실에 왔다. 주사와 진통제를 맞아서 그런지 더 이상 혼잣말은 안 나왔다. 드디어 정상인 처럼 됐다.(OTL)

앉아서 일하려고 하는데 속이 안 좋고 어지러웠다. 두 시간 정도 일하다가 버티기 힘들어서 팀장님께 말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 가서 내내 잤다. 저녁만 잠시 차리고 다시 자고 밤 12시쯤 깼다가 씻고 다시 잤다. 다음날 아침 얼굴을 보니, 다행히 심하게 얼굴이 붓지는 않았다. 그런데 팔꿈치랑 무릎이랑 여기저기 멍이 들어 있다. 얼굴이 덜 아프니 그제야 허리가 아프다. 출근길에 전철을 타고 환승구간을 걸으면서 천. 천. 히. 다녔다. 전날일을 생각해 보니 아찔했다.


생각해 보면 아주 큰일이 날뻔했다. 안경을 쓰고 있었으니 부딪히는 부위가 조금만 빗겨 났으면 눈을 크게 다칠 수 있었다. 코를 맞았다면 뼈가 부서졌을 것이다. 입을 맞았어도 피가 나고 이가 깨졌을지 모른다. 불행 중 다행이고 천만다행이다.


사고 후 이틀째, 회사에서 일하다 오후에 다시 병원에 갔다. 한 번 더 링거를 맞으라고 해서 링거도 맞았다. 음식 먹는 게 더 힘들고 아프다.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움직이면 더 아프다. 이를 앙다물어도 아프고 말할 때도 아프다 씹을 때는 진짜 많이 아프다. 이렇게 아픈데, 어이없다. ㅋ 살이라도 빠지게 식욕이 없으면 좋겠는데 먹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금요일, 오늘도 진료받으러 가야 한다. 아직 얼굴이 아프다. 씹는 건 조금 편해졌다. 내일  조카결혼식인데 얼굴이 아직 좀 부어있다.



한 줄 요약- 어디든 위험이 도사립니다. 천천히 안전하게 다녀야겠습니다. 이제 다치면 오래갑니다. 다치면 안 되는 나이입니다.



# 라라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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