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남편이 없다. 내 또래 기혼 여성들에겐 당연히 있는 가족 구성원이다. 나는 아이 아빠와 서른에 이혼을 하며 남편이라는 인연은 없는 듯하다. 결혼 전에 연애를 별로 한 적이 없었다. 다행히 이혼 후 연애를 했다. 사람을 잘 만난다는 것, 그것은 매우 중요하다. 친구나 지인도 인간관계가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인생이 판가름 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물며 결혼과 연애는 얼마나 중요한가? '여자팔자 두룸박 팔자'라는 말이 있는데, 남자도 마찬가지다. 인연을 잘 만나는 것은 한 인간의 삶에 아주 중요한 인생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삶에 이렇게도 중요한 걸 학교에서 왜 안 가르쳐 줬을까? 이성친구개론이란 과목은 필수 같은데, 나 같은 사람만 하는 생각일까? 연애 잘하는 법, 좋은 배우자 선별법, 나를 아는 법, 나와 잘 맞는 사람 찾는 법, 스킨십 잘하는 법등, 인간관계론에 빠져있는 부분이 너무 많다. 그리고 이렇게도 중요한 과목을 전공과목으로 하는 건 문제가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의무교육으로 가르치면 좋으련만 공부가 그나마 제일 쉬웠던 내겐 아쉬운 부분이다. 하긴 이제 그런 불평은 할 수가 없다. 스마트폰 안에 별별 해결책이 다 있으니 말이다. 유튜브만 잘 찾아봐도 수많은 경험자들이 무엇이든 알려주는 좋은 세상이다.
이런저런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되어서일까? 나이가 들고 경험이 생긴 덕분일까? 초창기 연애에 비해 연애가 그나마 쉬워졌다. 쉬워지니 괴로움과 슬픔보다는 즐거움과 기쁨이 커졌다. 이렇게 좋은 세상을 타고난 복으로 나에겐 지금 남자친구가 있다. 내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남편이 있고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한 친구들은 결혼 생활이 대부분 20년이 다 되어간다. 딱히 남편과 남자 친구를 비교하려고 한건 아니지만 나에게 있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더 갖기 위해 과부족을 체크해 본다.
좋은 남편이 있는 친구들의 장점을 나열해 보자. 안정적으로 보인다. 같이 산다. 집안 대소사를 치를 때 큰 도움이 된다. 대부분 같이 경제활동을 한다. 육아를 함께 한다. 집안일을 함께 한다. 함께 여행을 한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위안이 된다. 버팀목이 되어 준다. 아껴준다. 사랑한다. 배려한다. 그들은 가족이다. 기념일을 챙긴다. 마음과 물질적으로 서로 지탱해 준다. 음식을 같이 먹는다. 손잡고 다닌다. 대화를 자주 한다. 명절에 같이 시댁이나 친정을 간다. 밤산책을 같이 한다. 주말에 취미활동을 같이한다. 서로에게 유일한 스킨십(섹스 등) 대상이 되어준다. 등등
남편과 남친의 차이점 중 부족한 걸 찾아보자. '집안 대소사를 치를 때 큰 도움이 된다'와 '가족'이라는 것 정도의 차이 정도만 있는 것 같다. 명절에 차례 지내고 일하는 건 우리 집만으로도 족하다. 육아의 경우 나는 성인 아들이 있고 남친의 아이는 아직 그의 몫이 아니다. 더 많은 차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남편의 부재가 생각보다 큰 의미의 '상실'은 아닌 것 같다. 사이좋은 부부들도 사실 다 만족하는 건 아닐 수 있다. 그리고 서로의 로망을 함께 하는 건 아닐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이 어떤 것이 더 있을까? 아는 분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시면 덧붙이고 싶다. 한참을 생각하고 열심히 찾아보려고 해도 부족한 게 없다.
내 남친은 혼자만의 취미생활이 있고 정직하고 내게 늘 기쁨인 사람이다. 멋지고 예쁜 사람이라서 가끔 내 어깨뽕이 올라가기도 한다. 내겐 내 나이 또래 여느 여자들은 대부분 있는 남편은 없다. 그렇지만 존재하는 것으로 설레고 치유가 되는 므흣한 내 말을 잘 따라주고 예쁘고 잘생긴 남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