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날다

책이 이어준 인연 - 9와 10

by 장하늘

3화




책이 이어준 인연


9와 10


<2019년>은 무언가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급습했다. 19살에 그랬고 29살, 39살에도 그랬듯이 2019년에 뭔가 시작하고 싶은 욕구가 용솟음쳤다. 10이라는 완벽한 숫자를 향한 '9'라는 숫자가 갖는 갈망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1999년에는 무슨 일을 새롭게 벌였었나? 한참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때도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1999년 23살에 대학을 갔다. 일반 대학에 갈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은 안되고, 시간도 낼 수 없어서 한국방송대학교에 입학했었다. '9'라는 숫자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 새롭게 시작되는 10년의 패러다임을 바꾸라고. 9는 10보다 더 강하게 외친다. '롸잇 나우~~~'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게 언제였지?'라는 생각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사는데 바빠서, 아니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책은 장식품이 된 지 오래였다. 10대까지는 학교 공부하느라 정신없었고 20대에는 대학 공부하랴 아이 키우랴 교과서 이외의 책과는 거리를 두고 지냈다. 마치 공부 이외에는 모두 한눈을 파는 나쁜 행동으로 규정한 것 같았다. 30대에 경영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으니 2년 동안도 교과서 이외에 다른 책은 별로 본 적이 없었다. 가끔 시험공부가 끝나는 틈에 소설책 몇 권 읽는 게 고작이었다. '머릿속이 텅텅 빈 것 같아, 좀 똑똑해지고 싶다고!!!'라는 외침이 들리는 듯했다. 지적 성장 욕구가 심한 갈증을 만들어냈다. 당장 해갈하고 싶었다. '책을 읽어야겠어, 이왕이면 재밌고 좋은 책이었으면 좋겠어.'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태복음 7:7). 성경 말씀은 진리다. 2019년에 유튜브를 보더라도 책 관련 내용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치 10년의 패러다임은 책으로 시작해서 지식을 채워가야 한다는 시그널 같았다. 유튜브는 특히 내가 관심 갖는걸 귀신같이 알아내서 관련된 자료를 노출시켜 주었다.


새해가 되면 늘 다짐하듯이 2019년 1월부터 '책을 읽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벌써 2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인터넷 카페를 보니 독서 모임 하는 곳이 보였다.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에서 손가락으로 행동을 실행했다. 스마트폰을 유흥거리로 가지고 놀다가 폰의 가치를 높였다. 지역 독서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인터넷 카페에서 검색했다. 아쉽게도 부천엔 독서 관련 모임이 없었다. 여기저기 지역별로 계속 생기고 있는데 부천은 소식이 없었다. 자주 게시판을 확인하며 몇 주 동안 째려보기 시전을 펼쳤다. 그러다 2019년 3월 29일 카페에 내가 직접 글을 올렸다. '부천에서 독서 모임 하실 분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세요.'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 댓글을 처음단 분과 만났다. 미라클!,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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