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날다
책이 이어준 인연 - 나는 사슴이다
4화
책이 이어준 인연
나는 사슴이다
"아, 혹시 독서 모임 오신 분?" 어색한 인사로 대면했던 첫날을 잊을 수가 없다. 네이버 카페에 미리 댓글로 약속 장소와 시간을 정했고 여자 둘이 만났다. 앳돼 보이는 그녀는 호리호리한 몸에 여성스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녀의 안경이었다. 고집스레 보이는, 안경알이 두꺼워 뱅뱅 도는 느낌이었다. 만화 <영심이>에 나오는 왕경태가 쓸법한 안경을 쓰고 있는 그녀가 오히려 신선했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커피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그녀를 마주 볼 수 있었다. 안경 너머 가려져 있는 눈이 보였다. 선한 눈이다. 그녀의 따뜻한 음성과 시원한 웃음이 경직되어 있던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그녀는 어려 보이는 외모와 달리 나보다 한 살이 많다고 했다. 언니인 것이 내심 좋았고 안도했다. 내는 집에서 막내라서 그런지 나보다 연배가 많은 분을 만나면 마음이 편하다. 곧바로 그녀를 '언니'라고 불렀다. 네이버 카페에서 만났기 때문에 이름이 아닌 닉네임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언니 닉네임은 '이모티콘 대박 작가'라 했고, 닉네임으로 미루어 짐작했을 때 '이모티콘 작가님이신가 보다'라도 생각했다. 나는 닉네임이 번거로워서 본명을 그대로 사용해서 닉네임이 '장하늘'로 되어있었다.
독서 모임을 어떻게 할지 이야기 나누기 전에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했다. 그녀가 '만화가였어요"라고 과거형으로 말했다. 나는 만화를 좋아하고 요즘에도 일부러 찾아서 만화를 보기 때문에 실례가 안 된다면 어떤 만화를 그렸는지 물어봤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답변을 듣게 되었다.
"순정만화 <나는 사슴이다>를 그렸어요." 어딘지 수줍음을 느끼며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를 보면서 내 눈동자는 마구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20여 년 전에 연재되는 것을 기다리며 한 권 한 권씩 봤던 그 만화 작가님이시다. 얼마나 콩닥콩닥 가슴이 뛰었는지 이후, 은미 언니에게 말을 했는데 언니는 별로 감흥이 없는 듯 보였다. 그때 내 가슴속 울리을 들었을까? '콩닥콩닥' '벌떡벌떡' 짝사랑하던 사람을 대면했을 때 느낌이 이럴까?
으악~ 20대 초반에 '설레면서 봤던 만화 [나는 사슴이다] 연은미 작가님이라니 세상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