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날다

책이 이어준 인연 - 15명의 중년 부인들 (아줌마가 나가신다)

by 장하늘

6화




책이 이어준 인연


15명의 중년 부인들 (아줌마가 나가신다)


처음 독서 모임은 연은미 작가님과 둘이 시작했다. 이후 한 명씩 꾸준하게 늘어서 총인원이 15명이 되었다. 그중에 함께 책을 엮어보자고 한 사람들이 11명이다. 금남의 공간이 아닌데 남자는 한 명도 없다. 모이는 시간 때문인지 의도하지 않았는데 참 신기한 일이다. 그리고 나이 제한이 없는데 대부분 4,50대 여자들이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했던가? 여자, 남자, 그리고 아줌마. 제3의 성으로 불리는 나이 먹은 중년의 여자들이 모였다. 중년의 여자라고 특정 짓고 보니, 중년이란 말이 나쁘지 않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마도 함께 성장해 나가는 그녀들이 아름답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친구를 사귄다는 건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주변을 봐도 그렇지만 내게도 가장 편한 친구는 고등학교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회사 다니면서 알게 된 친분 중에 꾸준히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나 언니들도 있다. 그러나 관계의 밀도에 조금씩 온도 차이가 난다. 특히 회사 관련된 친구나 동료는 회사를 퇴직하면 연락하기가 더 쉽지 않게 된다. 자녀로 연결된 동네 엄마들과도 마찬가지다. 이사를 가거나 자녀를 전학시키면 연락하며 지내는 게 쉽지 않다. 소속이 같을 때만 친구로 지내게 되는 경우들이 많다.


벗을 만든다는 건, 친구 <친할 친, 오랠 구>라는 단어 뜻처럼 오랜 시간 함께 해야만 가능할까? 40대가 축을 이룬 독서 모임은 '나이가 들어서 만나도, 함께한 시간이 오래되지 않아도 절친이 될 수 있구나'를 경험하게 해 주었다.


엄마, 혹은 아내인 여자들은 바쁘다. 바쁜 중년의 여자들을 일요일 새벽에 모이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녀들의 에너지는 강력하다. 끌어당김과 따뜻한 온기가 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나고 서로 솔직한 마음을 풀어낸다. 그런 시간을 갖다 보니 가족이나 오랜 친구들보다 속 깊은 이야기를 하는 관계가 되었다.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글을 같이 읽고 서로 읽는 관계는 특별한 관계 맺음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독서 모임에 참여한 모든 멤버들의 동기는 제각각이었을 것이다. 성장의 갈망일 수도 있고, 책 읽는 습관을 기르려는 것이 동기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를 매주 모이게 하는 건 오롯이 책의 힘이었을까? 책이라는 매개체로 시작했지만 꾸준하게 이어가는 지구력은 이곳에 모임인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새벽 시간을 공유하며 성장해 나간다. 멋진 분들과 함께이기에 독서 모임이 시작된 1년이 넘도록 나는 한주도 빠짐없이 그녀들을 만나러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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