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ㅡ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언니
오늘 오전엔
무료상담하시는분이
집에 왔다갔어.
자살한 사람의 유족들을 위해
파주시에서 무료로 상담을 해준다고해서
신청했었거든
그리고 방금
누군가 초인종을 눌러서 나가봤어.
비데 기사님이래.
언니가 전화도 안받고 연락도안되서
그냥 찾아왔데
요금나가는건지 물어봤더니
렌탈이래.
내가 렌탈싫어하는거 알지?
난 보이스피싱 이전에도 렌탈이 무서웠어.
보이스피싱 이후엔 더 진절머리가 나서 렌탈은 거의 하는게 없어.
우리집은 비데는 연결해서 그냥 사용하는거고 흔한 정수기도 없잖아.
거봐.
언닌. 나보다 늘
형편이 좋았다니까
내가 돈을 더벌건 집이있건
상관이 없어.
난 늘 언니보다 지출이 많았고
내것을 채우거나 사는것 보다
의무감이 먼저였으니까.
언니가 있어서
가족들도 누리고살았던 많은
편리성도
엄마집에서 사라질듯해.
언니가 없으니까.
난 언니랑 별개의 생활을 했었으니
생활에 사소한부분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것 같아.
다만 난 또 가해자가 되겠지
그런것조차
누릴수없게하는 가해자.
나에게 가스라이팅을
일삼던 언니.
알면서도 감수했던건
나름의 배려였는데...
그래도 나도 알고있다고
가끔표현한건.
힘들어서였어.
죽으니 좋아?
그젠가?
기도하는데...
'울언니 편안하게 해주세요.'라는 기도가
나오더라...
이세상에서 언닌
사라졌어.
그래도 어딘가 언니가
있다면,
아니 그래 생명이 없어진것이
언니에게 편안하다면
그러면 좋겠어.
오전에도 유튜브에올린
언니영상을 봤어.
오랫만에 먹은 삼겹살에 대해
감탄하는 언니의 목소리, 표정이
참.. 좋드라
언니도
집에 와줄래?
초인종 안누르고
비번을 누르고
들어와줄래?
손님 말고
내 언니가 왔으면 좋겠어.
살아서 우리곁에 그냥
같이 살면 좋겠어.
아니다.
같이 안살아도 되니까
형부랑 신지도에서 살든
부천에서 살든
그냥 살아만 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