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 ㅡ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언니
언니의 장례식때
우리 식구는 아무도 밥을
못먹었어.
그때문인지 일주일도 안되서
나는 몸무게가 3키로 줄었었어.
그 후엔
먹었지.
잘 먹었어.
그랬더니 다시 몸무게가 차더라
그런데
석이는 살이 4키로가 빠졌어.
일도 하고
내가 집에서 챙겨주지도 못했거든
그래서 오늘은
장을 봤어.
저녁챙겨주려고.
이렇게 우린
살아 있으니 우리 나름의
일들을 해 나갈듯해.
그리고 나는
지금 상황을 해석하려고 골돌히
생각중이야.
난 지금 이상황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것 같아.
앞으로, 지금을 살아가기위해
수도없이 How 를
떠올리는데
감정이 이성적인 자각을
자꾸방해하거든.
그래서 중요해.
현재를 해석하는게.
언니는 이제 내 삶에,
우리 삶에 없을거니까
난. 어떻게 살건지
앞으로 언니의 빈자리는
어떻게 할건지
내가 할일과 포기할일들도
구분해야해.
내가
언니가 될순없어.
난 나일뿐이야
그러니 우린 모두 언니의
부재도 받아들여야해.
언니의 빈자리를
우리모두 사는 내내 느낄거야
그리고 그리워하겠지.
우리 모두가
죽는 순간까지도
각자의 죄책감도 느끼겠지.
그. 모든걸
언니가 우리에게 주고갔어.
참으로 잔인하게도.
줄게없어서..
이런걸 주냐...
잔인하고 무자비한데도
원망하는 마음 한조각 남길수도 없네.
이미 사라진 언니라서.
좋아?
시원해?
참.
밉고
언니가
너무나도
그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