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ㅡ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6월29일
언니가
죽었다는
전화를받은 이후
오늘 7월29일
처음으로 집에
혼자있었어.
그 옛날
나 홀로 집에 영화로 우리에게
즐거움을주었던 케빈처럼
기질을 발휘하면
좋았겠지만
난 모노드라마를
찍었어.
두둥실 떠다니는
생각들이
가시가되어 나를 공격하고
나는 두손모아 절규하면서
기도했어.
언니~
돌아와 제발
언니
제발 제발 돌아와.
나
죽을것같아.
미안해 언니 제발 죽지마
난 언니없인 힘들어
언니가 없는 세상에 사는게 겁나.
울 언니좀 살려줘
제발 돌려줘
흐느끼다가
소리내서 울부짖고
낑낑 짐승소리를 냈어.
그러다 이내
숨을 후~훅~ 몰아쉬었어.
내가
죽어야
이 생각이 멈출것같은
아득함.
그 미로속에서
나는 순간 길을 잃었던것 같아.
힘을 내서 계속걸어야하는데
발이 너무 무거워
멈추고싶었어.
나도
사라지고싶다는 생각까지 했어.
물론.
생각일 뿐이었어
자살에대한 충동적인 생각.
구체적인 생각을 하거나
더 깊이 빠지진 않았어.
왜냐구?
아쉬워?
왜긴 뭐가 왜야?
언니 똥치우느라
나도 죽겠는데
나까지 똥을 퍼질러놓을순 없잖아
그것도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사랑하고 아끼는 아들에게
그럴순없으니까
난..
살아야지
오늘을 살아야지
하루를 그저 살아야지
살다보면
잊기도하고
웃기도하고
그리워하면서 살겠지.
인생이 뭐
딱히 행복해야해?
그저 살아있는것만으로도
가족들에게 안심이고
위로인걸...
언니가
죽어서
우린. 그저
살아있는게 얼마나 큰 평화고
감사인지 알았어.
언니의 이 말도안되는 행동 때문에
나는 이제 그런 몹쓸짓은 못해. 아니 안해.
여튼
난 오늘
나홀로집에 있는걸
미션처럼 했다구.
낮에 밥도먹었고 약도먹었구
지금은 다행히 밤이고
석이가 집에 왔어.
미칠것 같았던
순간들은
실상 그저 순간일뿐이었어
그런것들은 그런 찰나를 보내고나면
힘이 없어.
그까짓
나쁜생각들은
병신같은것들이야
내인생에서
꺼져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