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ㅡ 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언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데.
나는 그걸 몇번이나 엄마에게 되물었어.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실것 같다는 말을
들은게 벌써 몇년째잖아?
엄마가 그럴때마다
아산을 다녀왔고.
그래서
확인하고 확인했지.
오늘 난 두번째로
정신병원에 갔어.
약도 다 먹었고
예약일이었거든
어제 난 분명히 엄마에게
오늘은 금촌에 못간다고 말했었어.
그런데 아침에 전화가 왔어
엄마를 부천에 좀 데려다 달라고
부천에서 이모들이랑 다 같이 시골에 가야한다고.
난 못간다고 했어.
내일, 차라리 아산까지 모셔다드린다고
말했어.
그래도 혹시 걱정이 되서
병원가는 길에 전화했어.
그랬더니 택시타고 부천간다고
밖에 나와있다는거야.
파주에서
부천가는 택시를 어떻게
탄다고,
어플로도 콜이 안잡힐곳을
마구잡이로 찻길로 나온거야.
이 더위에.
답답해서 엄마랑 우선 만났어.
부천에 먼저 모셔다드릴까도
했는데
나도 약없이는
힘들어서 엄마랑 석이랑 셋이
병원에 갔어.
그런데
병원에서 한시간 반이나 기다렸어.
두번째부터는
예약도 안되고
무작정 기다려야하나보더라고.
이모들은
이미 부천에서 출발했다고 하고
엄만 결국 밤에 오빠랑, 큰형부랑
같이 병원으로 가기로했어.
언니.
난 엄마의 조급증,
엄마의 자기중심적 사고,
이기심.
그 모든것들이
버거워.
언니나 그나마 맞추고 산거지
난 며칠도 힘들어.
이러라고 날 두고 간거지?
나도 좀 겪어보라고
힘들라고.
그렇게 나도 언니처럼
그렇게 죽기를 바라는거야?
정말 묻고싶다.
언니
대답 좀 해주라.
나는 살길 바래?
그러면
언니도 죽으면 안됐지~
언니가 나랑 버텨줬어야지
참 잔인하다.
울언니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 나쁘고
못된 언니가
너무 보고싶다. 나는~
외할아버지의 부고가
어떻게 언니가 먼저
죽은 후에 오냐~
외할아버지는 100살이라는데
언니는 겨우 51년 살고 가냐~
못됐다 정말~
동생 탓하면서
동생말 대로 해준다면서
그렇게 가면
나더러 어쩌라는 거냐구~
엄마는
딸도 가고
아빠도 갔네.
2025년 여름 정말이지 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