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사일기

49제

언니에게 ㅡ 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by 장하늘

오늘이야. 언니

언니의 49제.

그것도 추정에 불과하지만.

정황상.


잘보내주는 과정?

이별하는 기간?

그런 기간이래.

언니는 우릴 언제 떠난거야?

집을 나간날?

나에게 마지막 톡을 보낸 다음날?

아니면 이전?

아니, 어딘가... 헤매고 있어?


언제 언니에게

잘가라고 인사할수 있을까?

지금? 벌써?

아니,

지금은 아니야.


언니에게 잘가라고

할수없어.


나만 병든게 아니야.

누군들 멀쩡하겠어?

내일이 외할아버지 발인이래.

원래 오늘인데

할머니랑 같이 모신다고

하루를 연장했데.


언니~

언니.

언니.


정말이지

언니는 이러면 안되는거야.

언닌.

잔인해도 너무 잔인해.


자살은

자신의 생명만 죽이는게아니야.

언닌 우리 모두에게 그저 가해자일뿐이야.

가족을 사랑했으면 그러면 안되는거야

제정신이었는지 모르겠어.

그 모든

행동, 문구.

모두 위선덩어리일뿐이야.


사랑은

책임이야.


회피와 저주의 말만 남은

언니의 죽음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야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운 언니를

어떻게 해야할까?

속이 썪어 문드러져

미쳐서 죽거나

병이생겨 죽기를 바래?


이렇게도 잔인하게 하고 떠난 사람을

미워할수도 없게 해버리고.

49제가 됐네.


인사 못해.

안 해.


어차피 내 인사따윈 상관없이

버리고 갔잖아.

버리고 가도 서러울텐데

내 언닐 죽여버렸잖아.


언닌.

내 언닐 죽인 살인자야.

그래서 그냥 그리워 할수도 없어.

그저 너무 아플뿐이야.

잘가란 인사 안해.

언니도 속상했으면 좋겠어.

언니도 우리들 마음을

모조리 느꼈으면 좋겠어.


잘 가지마.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답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