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에게ㅡ이젠 보낼 수 없는 편지
영화를 봤어.
한공주.
그리고 옛날에 한번 봤었던 감시자들도 봤어.
그리고 구마수녀라는 영화도 봤어.
이 영화들에 모두 죽음이 나와.
한곳을 제외하고는
두개의 영화엔 자살에 대한
내용도 있어.
자살
OECD국가중 자살율 1위. 대한민국
그런뉴스가 나와도
딴세상일이었어.
나와는 상관없는
별천지의 이야기.
그런데
지금은 자살이 너무가까이 왔어.
내겐 이세상 누구와도
견줄대상이 없었던
내 언니가
자살을 했으니까.
자살을 막는다는건.
말한마디,
작은 행동.
같이있어주는것
사소한 것이라는데
우린 그걸 아무도
하지못했어.
난 촉발제가 됐고.
억울하다고
소리치고싶은데
그런것조차
안나와.
그저 미안하고
속상해.
예전에
곰에게 먹히던
소녀가 엄마에게
곰이 날 먹고있어.
라고 했다던데,
살이 뜯겨나갈때
이런 고통일까?
영화는
재밌었어 언니.
언니랑
영화도 같이보고싶고
드라마나 영화 괜찮게 본거
추천해주곤 했었는데
언니?
언닌 이제 뭘할수있어?
죽어서
모두 할수있어?
아님
죽어서
아무것도 할수없어?
난
아직 뭔가 하는게
참 힘들어.
한개씩 겨우,
느리게 하고있어.
언니.
보고싶다.
잘지냈음 좋겠는데.
언니에게
이제 지냄은 없는건가?
언닌
모두와 이별하고 떠났지만
남겨진 사람들은
모두 언니를 부여잡고 살듯해.
어쩌면. 영원히.
그럴것같아.
물론 영원히라는게
각자의 생이
끝나면 또 끝나는
유한한것이겠지만.
그냥
그렇다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