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의미
– 오늘의 기록 프로젝트 5/365
새해 첫 월요일이다.
다짐을 다시 꺼내보기도 전에, 루틴을 만들려고 움직인다.
그래서 오늘의 첫 목표는 거창한 게 아니라 딱 하나였다.
“시간에 맞춰 가기.”
아침에 일어나 오전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은… 못 먹었다.
수영장 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밥은 뒤로 밀렸다.
(밥을 먹고 갈까도 했는데, 시간에 늦는건 습관이 될것 같아서 한가지는 포기해야했다.)
오늘 수영은 자유수영이었다.
8개월만에 첫날이었던 금요일보다 좀 더 재밌었다.
이 “재밌었다”가 오늘의 포인트다.
잘했다/못했다보다,
재밌어서 다시 가고 싶어지는 것.
그게 습관의 시작 같다.
수영을 마치고 집에 와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좀 쉬었다.
월요일인데도 쉬었다.
이건 변명이지만, 나만의 조절이도 하다.
점심을 먹으러 서브웨이까지 걸어갔다.
다녀 오는 길에 주민센터도 들렀다.
수영하는 곳에 내야할 등본을 떼기 위해서.
집에 돌아와서는 책 15분.
그리고 또 쉬었다.
사실 할 일이 있었는데,
오늘은 돈보낼 곳에 신경을 쓰느라
다른 에너지가 좀 부족했다.
이럴 때 내가 오늘에게 줄 수 있는 평가는 하나면 충분하다.
“그래도, 하나라도 하자.”
저녁에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이 큰언니 생일이라는 걸 알려줬다.
우리는 원래 가족 생일을 꼬박꼬박 챙기던 쪽인데,
미영언니의 빈자리는 참 많은 걸 흔들어 놓는다.
그래도—큰언니와 잠깐 통화했다.
생일 축하한다는 말과 새해 인삿말. 통화가 길어지면 눈물이 날것 같아서
간단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리나 작가님과 성경공부도 잠깐.
오늘은 길게가 아니라, 짧게라도 이어가기로 충분했다.
이제 글을 올리고, 곧 저녁 스트레칭으로 오늘을 닫을 참이다.
1월 5일은 '시간표에 습관을 붙이는 날'이다.
완벽하게 척척척 하던 날이 당장 돌아오진 않아도,
오늘은 적어도 하나씩 했다.
충분하다.
서로 다른 사건들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무언가가 시작된 날”이었다는 것.
1896년 1월 5일 — X선(X-rays) 발견 소식이 신문에 처음 크게 실리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든 소식이 퍼진 날.
내 몸의 감각도 가끔은 이렇게, “아—이게 있었네” 하고 드러난다.
1914년 1월 5일 — 포드, ‘하루 5달러’와 8시간 노동을 발표
사람을 갈아 넣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이 버틸 수 있는 시간표를 만들려 했던 시도.
1933년 1월 5일 — 골든게이트 브리지 공사 시작
거대한 다리도 결국은 첫 삽이 들어가는 날짜가 필요하다.
오늘 내 수영도, 내 루틴도 그렇다.
1953년 1월 5일 —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 파리 초연
“기다림”이라는 시간을, 작품의 중심으로 세운 날.
어떤 날은 전진보다 기다림을 견디는 방식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1968년 1월 5일 — 두브체크가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 제1서기가 되며 ‘프라하의 봄’이 시작되다
계절이 바뀌듯, 변화도 어느 날 시작일을 갖는다.
1972년 1월 5일 — 미국, 스페이스 셔틀 프로그램 최종 승인 발표
“재사용”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출발한 날.
다시 하는 건 후퇴가 아니라, 설계 변경이다.
1월 5일 — ‘열두째 밤(Twelfth Night)’, 에피파니 전야로 불리기도 하다
어떤 문화권에선 이 밤이 ‘축제의 끝’이다.
끝이 있다는 건, 다시 월요일이 온다는 뜻이고—그래서 루틴이 시작된다.
1969 년 12월 17일(음력) / 큰언니가 태어났다.
오전 스트레칭
아침은 건너뛰고 수영장(시간 맞추기 성공)
자유수영
서브웨이까지 걸어가 점심
책 15분
돈 맞추느라 에너지 사용
큰언니 생일 통화
리나 작가님과 성경공부
글 올리고, 곧 저녁 스트레칭.
“오늘은 척척척이 아니라, 하나씩이었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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