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1일 :조용히 이어지는 하루

하루하루의 의미

by 장하늘

1월11일 :조용히 이어지는 하루


– 오늘의 기록 프로젝트 11/365


일요일

계획이 없으면 한없이 느슨해지는 날

이런 일요일 격주로 독서모임이 있다.

오늘은 오전 7시에 하루가 열렸다.

독서모임 덕분이다.

이른 시간인데도

이상하게 부담은 없었다.

책으로 여는 아침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깨어난다.


졸린 얼굴들이 화면 너머로 모였고,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하루를 시작했다.

늘 익숙했던 도구가 아닌 새로운 도구

디스코드로 시작했다.

은미언니가 처음이라 소리를 계속 꺼두어서(컴퓨터에서) 애먹었던것 조차

재밌었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런데 오늘은 평소보다 말을 많이했다.

책을 다 안읽은분들이 있을땐 말을 많이 하게된다. 모든분들이 읽었을땐 듣는걸 선호한다.

이런 모임이 좋다.

그때그때 흐름을 따라가고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시간.


독서모임이 끝나고 혼자

샐러드를 챙겨 먹었다.

그리고 성당에 다녀왔다.

특별히 기도할 말을 정해두진 않았고,

그냥 앉아 있었다.

가끔은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필요하다.


성당에서 바로 엄마네로 왔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집,

굳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자리.

점심먹고 왠지 몸살기운때문에 쉬었다.

엄마는 또 만두를 만든다고 분주했는데

그냥 낯잠을 잤다. 일어나도 끝나지 않은 만두만들기가 기다리고있었다.

나는 자연스럽게

‘2차 만두 빚기’에 합류했다.

이제는 손이 먼저 움직인다.


오늘도 해낸 것들

오전 7시 독서모임 참여

샐러드 챙겨 먹기

성당 다녀오기

엄마네 이동

15분 루틴 완료(오전오후 스트레칭, 책읽기)

만두 빚기 2차전 참여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꽤 많은 일을 했지만,

체감은 “그냥 흘러간 하루”다.


1월 11일

오늘을 이렇게 정의해본다.

“조용히 이어진 날.”

힘주지 않았고,

버티지도 않았고,

흐르는 날


역시속 1월 11일의 한 장면들

눈에 띄진 않지만, 흐름을 만든 날들.

1055년 1월 11일 — 교황 빅토르 2세 선출

큰 변혁보다는

질서를 이어가는 역할.

역사는 이런 날들로 유지된다.


1569년 1월 11일 — 영국 최초의 국영 복권 도입

새로운 제도는

대개 ‘필요해서’ 시작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일단 굴러가기 시작한다.


1922년 1월 11일 — 인슐린 최초 치료 성공 사례 보고

당장 세상이 바뀌진 않았지만,

누군가의 하루는 분명히 달라졌다.

작은 성공이

큰 변화를 준비한다.


1946년 1월 11일 — 최초의 유엔 총회 두 번째 회기

회의는 늘 하루 만에 끝나지 않는다.

중요한 일일수록

천천히 이어진다.


2007년 1월 11일 — 아이폰 이름 공식 공개

새로운 일상은

처음엔 그냥 ‘물건’처럼 등장한다.

나중에서야

생활이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된다.


오늘은...

집만두를 또 만들었다. 엄마는 오늘 장조림등 계속 분주하게 반찬을 만든다. 엄마가 계속 저렇게 노력하는게 마음아프다


#1월11일 #오늘의기록 #에세이

#일요일 #독서모임 #성당

#엄마네 #만두빚기

#별탈없는하루 #조용히이어짐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0화1월 10일: 별탈 없는 날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