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가고 싶다/아니다” 말고, 그냥 하자

하루하루의 의미- 1월

by 장하늘

1월 21일: “가고 싶다/아니다” 말고, 그냥 하는 날
– 오늘의 기록 프로젝트 21/365

ChatGPT Image 2026년 1월 21일 오후 11_15_52.png

수요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일어나기가 싫었다.
수영도 가기 싫고, 이불이 너무 설득력이 강했다. 날도 춥고.

그래서 한참 꾸물거렸다.
그러다 8시가 넘어서 겨우 몸을 일으켜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석이를 깨웠다. “일어나.”
석이는 말했다. “오늘만 쉬자, 수영가기 싫다.”

그때 내가 꺼낸 문장은 이거였다.

“가고 싶다, 아니다를 생각하지마. 그냥 무조건, 그냥 하는거야.”

나도 내 말이 약간 훈련소 조교 같다고 느꼈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날엔 조교가 필요하다. (그 조교가 내 입에서 나온 게 문제지만)

아침 샐러드를 준비해서 먹고, 수영장으로 갔다. 자유수영.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도 석이도 수영이 참 잘 됐다.
가기 싫다는 마음은 출발 전까지만 목소리가 크고,
막상 시작하면 조용해진다. 오늘이 딱 그랬다.


수영장 나와서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마셨다.
커피 한 잔이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과학일까, 마법일까.
아마 둘 다일 거다.

집에 와서 점심 해 먹고 설거지까지 해놓고,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다.

기분 좋은 즐x을. ㅎ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도 했다.
요즘은 그래도 할 일이 있다. 이건 은근히 좋은 일이다.

그 다음엔 신경정신과에 다녀왔다.
엄마가 대신 다녀오라고 해서 엄마 약까지 타왔다.
의사 선생님께는 “하루에 한두 번 상태가 안 좋아지는 건 이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 말이… 슬프면서도, 한편으론 되게 용감한 말 같았다.
나는 그저 지금의 나를 관찰하고 나를 인지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병원 근처 빵집에도 들렀다.
아들에게 뭐 사다 줄지 물어봤더니 빵 3개를 사달라 해서 그대로 사왔다.
엄마, 나, 석이 것도 하나씩.

엄마에겐 크림빵을 드렸는데 맛있게 잘 드셔서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엄마가 큰언니가 시켜준 오징어, 오징어젓갈과 엄마가 또 만든 장조림을 연이어 주셨다.
또 한 봉지 들고 나오는데, 뭔가 가스가 찬 것 같기도 하고 피곤이 몰려오기도 하고.
이번 주는 전날도 전전날도 바빴으니까. 몸이 체크인 하는 거겠지.

집에 빨리 가고 싶어서 서둘러 왔고,
잠시 누웠는데… 피곤이 한꺼번에 올라오면서 꿀잠을 잤다.

오후 7시 넘어서 깼다.
저녁은 오징어국을 끓이고 밥을 지었다.
밥을 푸는데 밥 냄새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내 밥도 펐다. 오징어국에 살포시 말아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또 설거지.

9시 조금 넘어 리나 작가님이 전화 주셔서 성경공부를 했다.
오늘도 15분 루틴(오전, 오후 스트레칭 + 책읽기) 은 했고, 일도 했고, 쉬기도 했다.

오늘의 결론은 단순하다.

가기 싫었지만 갔고,
몸이 아팠지만 챙겼고,
마음이 흔들려도 하루는 굴러갔다.


오늘 해낸 것들

15분 루틴 + 샐러드

자유수영(가기 싫은 마음 데리고도 출석)

스타벅스 커피로 기분 회복

점심/설거지/즐x(중요)

업무(컴퓨터 앞 집중)

병원 다녀오기(엄마 약까지)

빵 심부름 + 크림빵으로 엄마 미소 얻기

낮잠

오징어국 + 밥 + 저녁 설거지

성경공부


역사 속 1월 21일의 한 장면들
오늘처럼 “결정 하나가 흐름을 바꾸는” 날들.


1968년 1월 21일 — 1·21 사태(청와대 기습 시도)
북한 124부대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기습을 시도했고, 결국 미수로 끝난 사건. 이후 한국 사회의 안보 체계와 예비전력(향토예비군 창설 등) 논의에도 영향을 줬다.


1793년 1월 21일 — 프랑스 루이 16세 처형
왕이 공개 처형된 사건은 프랑스 혁명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들었고, 유럽 전역에도 큰 충격을 줬다. “한 시대가 끝나는 방식”이 얼마나 극적일 수 있는지 보여준 날.


1924년 1월 21일 — 블라디미르 레닌 사망
소련을 이끈 레닌의 죽음 이후 권력 구도와 국가의 방향에 큰 변곡점이 됐다. 지도자의 부재가 곧바로 ‘새 질서’를 부르는 장면.


1950년 1월 21일 — 조지 오웰 사망
‘1984’와 ‘동물농장’을 남긴 작가. “감시”와 “권력”을 다룬 문장들이 그의 죽음 이후 더 오래 살아남았다.


1976년 1월 21일 — 콩코드 여객기, 최초의 상업 초음속 정기 운항 시작
영국항공과 에어프랑스가 콩코드로 상업 운항을 시작하며 ‘초음속 여객 시대’를 열었던 날. 인간은 늘 더 빨리, 더 멀리 가는 쪽으로 꿈을 건다.



오늘의 문장
“가고 싶냐 아니냐를 묻지 않고, 그냥 했더니
오늘은 생각보다 괜찮은 하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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